[기자수첩]SW, 정부부터 제값구매해야
"요란한 구호와 정책만 내놓지 말고, 소프트웨어 제품이나 제값주고 사라."
최근 쏟아지고 있는 정부의 소프트웨어 산업 진흥책들에 대한 한 업계 관계자의 쓴소리다. 소프트웨어 산업을 살리겠다며 각종 정책을 내놓고 있는 정부 당국이 정작 자신들이 사용하는 소프트웨어 제품은 헐값으로 구매하고 있어 원성을 사고 있다.
한 소프트웨어업체는 최근 행정자치부를 통해 과학기술부에 카피당 3만3000원 하는 제품을 카피당 200원 정도에 납품했다. 턱없이 낮은 가격이지만 제품공급계약 체결과정에서 경쟁업체의 비교견적서를 제시하며 압박해 어쩔 수 없이 초저가 공급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정부에대한 조달공급이 업계에서의 위상을 대변해 주는 현실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었다.
이런 현상은 특정업체와 특정부처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선두업체들조차 정부에 제품을 공급할 때는 저가입찰을 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최근들어 정부 구매가 최저가 입찰방식에서 종합평가방식으로 변경되고, 기술점수 부분이 높아지는 등 점차 개선되는 부분도 있지만 실제 구매과정에서는 구매담당자들의 예산절감 논리에 제품공급가는 큰 폭으로 떨어지는게 현실이다.
소프트웨어 산업은 소비자들이 정품을 제값주고 사줘야 산업의 토양이 형성된다. 소프트웨어는 공짜라 생각하는 소비자에다 가격 후려치기 명수인 대기업을 상대해야 하는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들을 위해 정부가 할 일은 `정품 쓰기' 캠페인에 앞서 솔선수범하는 일이다.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이 자생력을 갖추려면 지적재산권에 대한 인식전환과 자발적인 참여가 우선이다." 정품 소프트웨어 사용캠페인을 벌이는 모기관 기관장의 발언이다. 백번 지당한 말이다. 그러나 소프트웨어 정품 사용을 권장하는 부서조차 소프트웨어를 구매하면서 턱없이 싼 가격을 지불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나 하는 말인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