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시평제도 소모전 '이제 그만'
국내 건설업체의 '시공능력평가제' 문제가 제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매년 7월말 발표되는 시평액 결과와 그에 따른 순위는 건설업체의 서열을 가늠하는 잣대로 인식돼 이를 놓고 업계에 희비가 엇갈렸다. 공사를 발주하는 발주기관에게 참고자료로 활용될 뿐, 해당 업체의 공사수주를 담보하지 않음에도 그래왔다.
이 제도를 둘러싸고 건설사들의 편가르기 양상마저 보이고 있는 소모전은 이제 정리돼야 한다.
각 사가 풀어야 할 문제는 정작 따로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경우 건설산업이 교량이나 댐, 원자력 등과 같은 고난도 토목공사가 대표성을 띤다는 점을 감안할 때 1위 기업으로는 '2%'가 부족하다는 인식이 팽배한 게 사실이다.
지난 2002년 제정된 `수익인식에 관한 기업회계기준'이라는 종합상사에 대한 새로운 회계기준과 삼성전자의 주식평가이익 급증 등 외생변수가 절대적인 요인이 됐기 때문이다.
삼성이 '어부지리 1위'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재건축을 비롯한 주택사업 위주의 건축실적뿐 아니라 철저한 이익관리를 전제로 토목이나 플랜트, 나아가 해외공사 수주를 확대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춰야 한다.
현대건설도 재무건전성 회복이 절대 과제다. 두 차례의 감자로 인해 실질자본금이 동종 메이저업체들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점은 경영평가에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건설업체의 재무상태는 공사수주에도 주요 변수로 작용한다. 이런 점에서 현대건설은 현재의 부채구조를 대폭 순화하고 출자전환을 통한 정상화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과거의 체면은 버려야 한다.
전체 경기뿐 아니라 건설경기 역시 최악이다. 과욕과 오만을 버리고 중장기적인 안목에서 기업이 나가야 할 방향을 바로 세우는 것이 절실히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