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고유가와 감세
국제 유가가 거의 날마다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며 기름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는 세계 경제 곳곳을 옥죄고 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유가에 기업은 물론 소비자들은 물가 부담에 허덕인다. 당장 고유가로 가스, 전기 등 에너지 비용이 치솟아 국민들의 생활고는 커져만 간다.
이에 인도 정부는 18일 세수 감소를 감수하고서라도 유류세를 대폭 인하해 유가 인상에 따른 인플레이션 해결에 나섰다.
특히 인도는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10%에 이르러 재정건전성 확보가 당면 과제로 지적되는 나라다. 하지만 인도 인플레이션의 주요 척도로 간주되는 도매물가지수가 국제 유가와 여타 수입품의 가격 인상으로 지난주 7.6%로 상승, 3년래 가장 높아지면서 인도 정부는 이같은 용단을 내렸다.
물가 인상으로 국민 생활 부담이 높아지게 되면 근로자들이 임금 인상에 나서는 등 점차 개선되고 있는 기업 활동에 걸림돌로 떠오를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서다.
인도의 이같은 대응은 한국과 사뭇 다르다. 우리 정부는 세수 감소로 인해 유류세 인하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정부는 국내 유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세금 인하보다는 정유회사 마진을 축소하는 방안으로 기울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정유회사들이 국제 원유가격 상승에 편승해 가격인상 담합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이같은 움직임에 벌써부터 정유사들은 유류세를 인하해 달라는 여론을 돌리기 위해 자신들이 희생양이 됐다며 불만을 호소하고 있다.
정부와 정유사들의 주장이 첨예하게 엇갈린 가운데 담합 여부의 진상은 더 지켜봐야 할 일이지만 비난의 화살을 정유사에 돌린 것이라는 지적을 면키 위해서 정부도 고유가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때다.
가장 손쉬운 방법이 유류세 인하다. 정부가 재정건전성을 이유로 유류세 인하에 반대하는 것은 납득키 어렵다. 인도의 재정적자가 GDP의 10%인데 비해 한국은 GDP의 0.8%에 불과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