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회장님 모셔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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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희 기자
2004.08.24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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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클릭]회장님 모셔오기

전임 오상현 회장의 학력 위조시비에서 시작된 손해보험협회 사태가 신임 안공혁 회장이 선임되면서 일단락 됐습니다. 그러나 몇 가지는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 사태로 손보협회의 위상이 일단 타격을 받았습니다. 어찌됐든 직원들이 CEO를 몰아내는 모습을 좋게 봤을 사람은 많지 않을 테니까요. 손보협회 직원들은 '오죽하면 이러겠냐'고 하소연 했지만 자신들이 모셨던 회장을 스스로 끌어내리는 것이 일종의 `하극상'이었고 그 과정이 매우 과격하고, 정도를 벗어나 진행된 것도 사실이니까요. 더욱이 일부에서는 협회 임직원들이 회장을 끌어 내리는 과정에서 `사심'이 작용한 건 아닌지 하는 의구심도 없지 않습니다.

 

이번 사태와 관련, 손보사 사장들도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오 전회장을 후보로 추대하고 선임한 사람들이 바로 손보사 사장단이기 때문입니다.

 

오 전회장은 2년전 당시 협회장이었던 박종익 회장과 표대결 끝에 선임된 인물입니다. 당시 후보추천위원회에서는 오 전회장이 손보협회장으로서 하자가 없다고 판단, 후보로 추천했습니다. 그리고 13명의 사장중 8명이 오 전회장을 지지했지요.

 

당시 오 전회장은 화재보험협회 이사장이었기 때문에 하자가 없다고 판단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 보다는 국회의원 출신이라는오 전회장의 이력에 끌렸던 게 아닐까요. 당시 손보사 사장들은 생보사의 실손보상 판매허용, 방카슈랑스 시행 예정 등 현안이 산재해 있는 점을 감안해 정치인 출신인 오 전회장에게 후한 점수를 줬던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후임 손보협회장을 선출하는 과정에서도 손보업계는 다른 어떤 조건보다 '힘있는' 인물을 '모셔오기' 위해 동분서주한 거 같아 씁쓸합니다. 신임 회장이야 오랜 관료생활을 통해 충분히 검증된 사람이지만 너무 거물급이어서 손보업계가 혹시라도 늘 모시고 섬겨야 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그래서 "이것이 손보업계의 현수준"이라고 자조적으로 말하는 사람들도 없지 않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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