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예보는 징계도 미래지향적으로..

[현장클릭]예보는 징계도 미래지향적으로..

진상현 기자
2004.08.25 11:31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현장클릭]예보는 징계도 미래지향적으로..

공적자금 투입 금융기관인 우리금융에는 흔히들 시어머니가 많다고 합니다.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를 비롯해, 감사원, 금감원 등 여러 정부 기관의 관리 감독을 받아야 한다는 뜻이겠지요.

최근 이같은 얘기를 확인시켜준 일이 있었습니다. 예보는 최근 공적자금 투입은행인 우리, 광주, 경남은행 등 우리금융의 주요 자회사 전 현직 행장과 임직원 14명에 대해 징계를 내렸습니다.

우리은행 등이 대규모 초과 성과급을 지급하면서 제도 개선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점이 문책 사유입니다.

예보측은 "초과 성과급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잘했을 때는 성과급을 지불하더라도 잘못했을 때는 허리띠를 졸라맬 수 있는 제도 마련을 요구했으나 이행하지 않은 점을 지적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 금통위원인 이덕훈 전 우리은행장에게는 '엄중주의' 조치가 내려졌고 황영기 현 우리은행장, 정태석 광주은행장, 정경득 경남은행장 등 현 행장들에게는 '주의' 조치가 내려졌습니다.

그런데 현 경영진에 징계조치를 내린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하기가 힘든 대목이었습니다. 성과급 지급이 전임 행장 때 있었던 일이기 때문입니다.

예보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제도는 전직 경영진 때 만들어졌지만 지급은 현직 경영진 때도 일어났기 때문에 책임을 완전히 면하기는 어렵다"며 "아울러 동일한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MOU 달성에 힘쓰고 제도 개선도 중시하라는 '미래지향적'인 관점도 들어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이제 취임 5개월 째 접어든 현 경영진에게 과거 제도에 따라 집행한 성과급에 대해 징계를 한 것은 무리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노조와의 진통끝에 만들어진 제도인 만큼 신임 경영진들이 단기간에 풀기는 어려웠으리라 짐작이 됩니다.

또 미래지향적인 경고의 의미로는 전직 경영진에게 '엄중주의'라는 중징계를 내린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올해 부터는 '엄중주의' 조치를 받는 경우 연임이 금지되고 임금을 삭감하는 등 예보 징계의 수위가 강화된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24일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매각소위는 9월 중 발행을 검토했던 우리금융 DR 발행을 시장 상황을 봐가며 결정하겠다고 유보했습니다. 이에 따라 내년 3월로 예정된 우리금융 민영화 일정을 맞추기도 사실상 어려워진 것으로 보입니다.

이날 DR 발행 유보 소식을 듣고 예보로부터 징계를 받았던 우리금융의 현 행장들이 어떤 생각을 했을지 궁금해집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