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대통령과 집값

[기자수첩] 대통령과 집값

남창균 기자
2004.08.26 09:20

[기자수첩] 대통령과 집값

노무현 대통령이 최근 “다른 어떤 정책적 이익을 희생하더라도 집값만은 대통령이 직접 챙기겠다”고 언급한데 대해 시장의 반응은 떨뜨름하다.

강남구 개포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집값이 지난해 이맘때보다 20%이상 떨어졌으면 가격이 안정된 게 아니냐”며 “대통령이 시장 상황을 알고는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건설업계도 마찬가지다. 투기과열지구를 풀겠다는 주무부처 장관의 발언이 나온 지 1주일도 안돼 대통령이 딴 목소리를 내서다.

건설업체 한 임원은 "정부가 지방에 대해서는 규제를 푼다고 해 그동안 미뤄뒀던 분양사업을 재개하려고 했는데 더 지켜볼 수밖에 없지 않느냐"며 씁쓸해 했다.

노 대통령의 발언은 불과 10여 일만에 부동산 정책에 대한 기본 입장을 바꿨다는 점에서 시장의 신뢰를 저버렸다는 평가다.

노 대통령은 지난 11일 국민경제자문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부동산 정책을 뒷받침할 수 있는 기획단을 재정경제부 내에 설치하고 부총리가 정책을 조정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재경부는 지난 18일 부동산대책실무기획단을 출범시키고 건설경기 연착륙 방안의 일환으로 지방도시 7곳을 주택투기지역에서 해제했다.

문제는 기업의 투자심리가 대통령 발언으로 더 얼어붙고 있다는 점이다. 경기는 심리에 좌우된다고 한다. 부동산 경기는 더욱 그렇다.

이런 상황에서는 정부가 주택관련 규제를 모두 푼다고 해도 움직이는 수요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 시장의 신뢰 없이는 어떤 정책도 제기능을 발휘할 수 없다. 노 대통령은 약속대로 부동산 정책의 조정권한을 재경부에 넘겨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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