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 중국은 우리의 우방인가?
중국의 고구려 역사 왜곡은 중국에 대한 우리의 막연한 기대감을 바꾸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소위 미 제국주의의 사슬에서 벗어 날 수 있고 특히 중국의 대북한 영향력을 적절하게 이용할 수 있다면 통일을 앞당길 수 있다는 생각이 얼마나 순진했나를 새삼 일깨워 주고 있다.
북한정권이 무너지면 자연히 통일이 되리라고 우리 모두 굳게 믿고 있었지만 북한정권 몰락이 중국의 대북한 점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에 우리 모두는 경악하고 있다. 주변 국가에 대한 침략 및 약탈이 중국 역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특히 몽골족 및 만주족을 중국화 시켰기 때문에 북한의 중국화도 결코 가정으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역사적으로 볼 때 국가발전행태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 주변 국가들을 점령하거나 식민지화함으로써 강대국으로 성장하는 경우와 자국의 제도 내지는 기술을 국제표준으로 삼아 선진국의 위치를 확보하는 경우이다. 대영제국처럼 세계 각지에 식민지를 확보하거나 중화민족주의를 내세워 주변 각국을 자국에 편입시키는 중국이 전자라면 미국은 후자에 속한다.
인간을 가장 파멸로 이끈 공산주의라는 이념의 늪에서 벗어나 지금 빠른 속도로 질주하는 중국이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세계무대를 주름잡는 날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이때 우리의 처지를 생각해 보면 10년 후 한국을 걱정하는 것이 오히려 사치스러운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지금 우리 경제는 한마디로 1만달러라는 덫에 걸려 있다. 일본과의 수직적 분업관계로 인해 열심히 수출하여 번 돈을 일본에게 갖다 바치는 일본의 호구 노릇을 하고 있다. 대일적자 규모는 10년 마다 평균 세배씩 증가하고 있다. 우리의 수출 주력품인 핸드폰 및 VCR 등의 국산부품 채용률이 50% 대에 머물고 있는 사실이 이를 단적으로 말해 주고 있다. 일본과 한국간의 기술격차가 존재하는 한 수직적 분업관계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 대일적자문제가 나오면 단골메뉴로 등장하는 수입다변화라는 정책은 대일적자 규모를 완화시키는 근본대책이 될 수 없다. 사정이 이러 하지만 1만달러라는 덫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1만달러마저 어떻게 쓸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형국이다.
중국이라는 거대한 만리장성을 넘기 위해서는 두 가지 길밖에 없다. 첫째는 미국과의 관계를 더욱 더 공고하게 하는 것이다. 강대국에 둘러싸여 있는 우리의 처지로 볼 때 미국만이 우리를 도와 줄 수 있는 우방이다. 적어도 미국은 한반도를 점령하여 통치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 않지만 중국의 음흉한 속을 우리는 알 길이 없기 때문이다. 독일이 통일할 때 미국의 확고한 지지로 이를 성사시켰음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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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우리가 일본에 대해 가지고 있는 수직적 분업 관계를 이제 우리는 중국에 적용할 수 있는 저력을 배양하여야 한다. 우리가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기술력의 격차를 확대하여 중국이라는 시장을 우리가 이용하지 못하면 우리는 중국이라는 거대한 힘에 밀려 중국의 경제적 속국으로 전락할 개연성이 농후하다. 경제적 속국은 향후 정치적 속국으로 이어 질 수도 있다. 중국을 대국이라고 섬긴 역사를 가지고 있는 우리로서는 이를 결코 기우로 치부할 수는 없다.
두 가지 방안 모두 현실적으로 실현될 가능성은 결코 높지 않다. 전자는 사회정서상 어렵고 후자는 우리의 능력배양이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국가의 미래가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냉혹하고 치열한 상황이 우리 주위에서 전개되고 있다. 이를 감지하지 못하고 허송세월하는 것 못지않게 이를 알고도 눈을 감아 버리는 것은 더 큰 죄악이다. 지금 우리의 현실은 후자에 가깝다. 손자병법에 의하면 적국을 조정할 수 있는 사람이 싸움을 잘하는 사람이며 싸움을 잘하는 사람은 결코 적국에 의해 조정을 당하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는 중국을 조정하여야지 중국에 의해 조정을 당해서는 우리의 미래를 결코 낙관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