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누가 지수를 끌어올리지?

[오늘의 포인트]누가 지수를 끌어올리지?

신수영 기자
2004.09.10 12:08

[오늘의 포인트]누가 지수를 끌어올리지?

곡절많던 만기일을 무사히 넘긴 10일, 증시가 보합권에서 등락하다 강보합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프로그램은 1000억원 이상 매도가 우위인데, 외국인이 현물을 소폭 사고 있는데다가 지난새벽 미국증시에서 필라델피아 지수가 5% 이상 오르면서 투자심리도 괜찮다. 보합권 위에서 안정적으로 상승하는 것은 아니더라도 내릴때마다 반전시도가 나타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때마침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설이 돌면서 그렇잖아도 이날 견조했던 삼성전자 주가가 탄력을 더했다. 오전 11시50분 현재삼성전자는 2.28% 상승했다.POSCO는 1.99% 올랐는데, 장중 18만1500원을 기록하면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누가 반론을 제기할 수 없는 확실한 시가총액 2위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LG전자와 삼성SDI도 2~3% 올랐고 현대차 흐름도 좋다.국민은행은 김정태행장에 대해 문책성 경고가 확정된 뒤 되려 상승세다. 0.13% 상승했다.

같은 시각 지수는 전날보다 5.59포인트 오른 827.47을 기록하고 있다. 전기전자, 철강, 의료정밀, 기계 등이 상승했고 전기가스, 금융, 통신, 은행 등이 내렸고 증권과 보험의 경우 하락률이 1%를 넘었다. 전날 올랐던 건설업종도 내림세.

누가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나

매수주체가 썩 뚜렷히 들어오지 않는다. 외국인 현물 매수는 321억원인데 철강및 금속을 213억원, 운수장비를 103억원어치 샀을 뿐, 그외 뚜렷히 사고 있는 업종이 없다. 전기전자는 195억원 정도 팔며, 시간이 갈수록 매도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외국인은 선물 시장에서는 2000계약 이상의 매도우위다. 장중 3000계약 이상 팔기도 했다. 전날 롤오버시켰던 선물 포지션(5000계약 정도로 추정)을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12월물을 끌어내리는 영향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결과는 장마감후 미결제약정을 보아야 확실해질 일이다.) 기관이 1500계약 이상 매수했는데 이 역시 프로그램 차익매도(선물 매수+현물 매도)로 인해 나타나는 결과다. 결국 매도도 매수도 적극적이지 않다는 말인데 12월물 가격은 오전 11시가 지나며 상승 분위기를 굳혔다. 현재는 0.6포인트 가량 오르고 있다.

반면 12월물 베이시스는 -0.4~-0.5포인트 백워데이션이다. 12월물에 대한 어두운 전망을 반영하고 있는게 아니냐는 우려를 할 만하다. 최지환 세종증권 연구원은 "매수자가 없고 베이시스가 안좋아 조정이 나올수 있는 시기"라며 "고점 부근이라 매도욕구가 강해질 법한데 하락이 나타날 때마다 지수가 끌어올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늘이나 다음주 초쯤 변곡점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내릴만한데 내리지 않으니, 일각에서는 '정부 주가 방어론'이 거론되기도 했다. 전날나타났던 예상외의 비차익 매수가 대규모 차익매도 영향을 상쇄했다는 점에 착안했다. 전날 콜 동결 이후 지수가 장중 최저치로 하락한 시점에서 비차익 매수가 유입됐다. 이후 장마감 동시호가에서 연기금이 대규모로 선물 포지션을 현물로 바꾸면서 추가로 비차익매수를 유입시켰고, 지수는 상승마감할 수 있었다. 전날 연기금이 정책적으로 동원됐으며, 이날 역시 알게 모르게 '정책적인 손'이 작용해 지수를 상승시키고 있다는 의심이다.

만기일 후폭풍 있을까

프로그램 매도 물량이 적어 후폭풍이 크게 우려되지 않는다는 게 대체적인 분위기다. 황재훈 LG투자증권 연구원은 "베이시스 -0.5포인트 이하에서 신규로 매도차익거래가 나타날 수 있고, 만기일 현물 전환되지 않은 인덱스펀드도 전환될 여지가 있으나 전체적으로 나올 수 있는 프로그램 규모는 많지 않아 보인다"고 예상했다.

시장 베이시스 악화는 당분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날 9월물이 급등하며 마감해 충분히 베이시스는 단기적으로 마이너스에 있을 수 있기 때문. 현재 프로그램 매도는 1070억원 정도다. 차익 비차익 모두 매도우위.

천대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조만간 베이시스가 호전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는 "9월물이 어제 많이 올랐던 만큼 단기매매자들이 매물을 내놓을 수 있다(베이시스 악화)"며 "그러나 포지션트레이더(중장기 포지션 매매자)들은 지난 6월물 만기 이후 꾸준히 매수분위기를 보여 단기매매자의 매도가 끝나면 베이시스가 점차 나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월말 우려해야 하는 것

8월에 들어서면서 지난 7월의 이익 모멘텀 둔화는 진정되는 모습이지만 여전히 하반기 이익모멘텀은 좋지 않다. 전체 시장의 이익이 2004년 하반기까지 전분기 대비 감소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의견이 대세다.

황창중 LG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처럼 부진한 이익모멘텀의 영향력이 월후반으로 갈수록 커지면서 지수가 조정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증권 역시, 국내증시의 이익모멘텀이 내년에도 약화될 것으로 보고, 최근 비IT주 주도의 주가 상승을 약세장내에서의 반등으로 의미축소했다.

이 가운데 전날 美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급등했다는 사실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노키아가 휴대폰 수요 증가를 이유로 3분기 주당 순익을 상향조정했는데, IT주들에 희망을 던져준 것으로 시장이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김세중 동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IT주에 대한 우려가 컸는데 이번 노키아 실적발표를 계기로 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며 "800~820선 사이의 지지부진한 조정은 이번주로 마무리됐으며 앞으로 850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달 중순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가시화되기 시작하면서 IT주 이익모멘텀 약화에 대한 우려가 대두될 것이라는 의견이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LCD 가격하락이 지난 2분기 절정에 달하면서 실적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가 충분히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리 예상치를 낮게 잡았기 때문에 만일 실적이 시장의 예상보다 높을 경우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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