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베어마켓 랠리 끝물인가"
올라봤자 820~830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난주말부터 3일 연속 상승세가 심상치않다. 820 저항에 몇 번 부딪히더니 어느새 820을 가볍게 정복하고 어느덧 850이다. 그간 시장 대비 수익률이 부진했던 전기전자(IT)주의 선전도 고무적이다. 이제 서서히 "어, 이거 추세적 상승세 회복한거 아니야"란 불안감이 고조되기 시작한다. 주식을 보유하지 못한 사람들의 안타까움은 날로 더해간다.
약세장 속 베어마켓 랠리일 뿐이라고 단정했던 증시 전문가들은 도통 모르겠다는 표정들이다. 수급이 모든 재료를 앞선다지만 수급으로 인해 증시가 이렇게 빠르게 강하게 오를지는 몰랐다는 표정들이다. 국내 투자자들의 과매도 상태에서 시장 수급을 쥐고 있는 외국인이 사니 지수는 오를 수 밖에 없다.
"지금은 주식을 팔 사람은 없고 살 사람만 있다. 개인 투자자들도 금리 인하 이후에는 팔지 않고 있다. 이제는 갖고 있는 주식 그대로 보유하고 있어도 괜찮지 않냐는 생각들이다. 주가가 오를 때 차익 실현할 세력이 없어 주가가 조정 없이 가파르게 오른다. 4월말 이후 약세장에서는 대차 매도도 많았고 프로그램 매도도 많았는데 이런 매도세가 주가가 오르면서 매수세로 바뀐 것도 지수를 민감하게 끌어올리고 있다. 거시 변수들이 좋지 않아도 수급이 너무 좋아 섣불리 뭐라 예단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김기환 플러스자산운용 대표)
탑다운(Top-Down:거시 경제)이 아니라 바텀업(Bottom-up:개별 기업 분석) 접근 때문에 증시가 오르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거시 경제 측면에서는 주가가 오를 이유도, 외국인이 살 이유도 없다. 외국인이 바텀업 관점에서 한국의 대표기업을 사다보니 총체적으로 지수가 오르는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 같다. 즉, 증시는 오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오르는 종목만 오른다. 시장을 보는 관점이야 비관적일 수도 있고 낙관적일 수도 있지만 중요한 한가지는 외국인 매매를 좇아야 한다는 점이다.
4월 고점 대비 현재까지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산 종목이 포스코와 현대차다. 두 종목은 그간 크게 올랐다. 반면 삼성전자는 외국인들의 매도 우위였다. 결국 삼성전자는 40만원대에서 등락할 뿐이다. 거시 경제 측면에서 보면 경기가 둔화돼 주가가 약세를 보여야 하는데 외국인 선호 종목 20개에 계속 순환매가 돌면서 지수가 끌어올리는 양상이다. 이러다보니 탑다운 관점과 바텀업 개별 주가 사이의 괴리가 확대되고 있다."(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
경기 사이클이나 기업들의 이익 둔화세, 글로벌 경기 약세 등과 관계없이 수급과 개별 우량주에 대한 매수 지속이 시장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의 상승세를 보는 시각이 계속 조심스러운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한 투신사 주식운용팀장은 최근의 이러한 예상 이상 증시 강세에도 불구하고 이는 베어마켓 랠리가 막바지에 도달했다는 증거일 뿐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8월 이후 증시 랠리 때 시장 대비 언더퍼폼(Underperform)했던 삼성전자를 위시한 IT주가 오르고 있다는 것이 시장의 랠리가 막판에 도달했음을 의미한다. 시장과 IT주 사이의 수익률 괴리가 축소되면 베어마켓 랠리는 막을 내릴 것으로 전망한다. 물론 이후 조정의 폭이 얕을 수는 있지만 다시 약세로 돌아설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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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이 랠리가 820~830 정도까지 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시장이란 사람들의 예상대로 가지 않고 항상 좀더 가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850 정도 가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 850까지 와서 이제 추세적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 아닌가 기대감이 고조되면 그 때가 끝물이다. 물론 내 의견이 틀릴 수도 있지만 여러 정황상 추세적 상승세의 복귀는 아니라고 판단한다."
삼성증권의 오 연구위원은 "4월 고점인 940에서 716 수준으로 급락했을 때의 낙폭을 50% 이상 회복했다"며 "이 다음은 엘리어트 파동 이론에 따라 낙폭의 61.8% 회복 수준인 952가 기술적 분석상 저항선"이라고 지적했다. 오 연구위원은 만약 지수가 852까지 뛰어넘는다면 그 때는 시각의 변경을 고려해봐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많은 사람들이 최근의 증시 상승세에 압도돼 시각을 약세장에서 강세장 복귀로 바꾸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갈등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이 상황에서는 어떤 누구도 매수하라거나 이제는 차익 실현하고 빠지라고 말하기가 어렵다. 분명한 사실은 수급의 핵심인 외국인들이 당분간 주식을 매도할 것으로 보이지 않으며 하락 리스크는 제한돼 보인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