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조정의 시작..상반된 전망들
예상했던 조정이 본격화되는 느낌이다. 외국인 매수세가 주춤해진 이후 증시를 떠받쳐왔던 프로그램 매수세가 프로그램 매도세로 바뀌면서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 외국인도 소폭 매도 우위를 유지하고 있어 증시를 끌어올릴만한 매수 주체가 없는 상황이다. 다만 외국인 매도가 시장에 영향을 줄만큼 큰 규모는 아니라는 점, 연기금이 최근 조금씩이지만 꾸준히 사고 있다는 점은 위안이 된다.
최근 증시 전문가들과 얘기를 나눠보면 전망들이 너무나 극단적으로 갈려 흥미롭다. 같은 시장을 보고 이렇게나 다양하고 다른 해석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이 놀라울 뿐이다. 오늘(22일)은 현재 장을 보는 전혀 다른 의견 2가지를 소개한다. 랠리가 단기 고점을 찍고 조정을 받고 있는 현재, 과연 어떻게 대응해야할 것인가에 대해 낙관론과 비관론의 논리적 근거를 제시하기 위해서다.
최근 주식 투자를 오래해왔던 투자자문사 대표들 가운데 증시를 강하게 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시장이 구조적으로 많이 바뀌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것이다. 한 투자자문사 대표는 "단기적으로는 고점을 친 것이 아닌가 싶지만 중장기적으로 리레이팅(재평가)이 진행되고 있다고 본다"며 "주가가 아주 싸고 배당 수익이 좋은 종목을 조금씩 사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사실 몇 년전에도 리레이팅을 얘기하다 증시가 고꾸라졌던 적이 있기 때문에 리레이팅이란 말을 하는 것이 매우 조심스럽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5년쯤 지나면 올해의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 등이 리레이팅의 시작이었다고 회고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경기 모멘텀이 없다 뿐이지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은 아직도 너무 낮은데다 수급도 너무 좋다"며 "게다가 4~5년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배당투자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조정을 받아도 많이 떨어질 것 같지 않아 조심스럽지만 리레이팅 쪽으로 마음을 바꾸면서 조금씩 사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투자자문사 대표는 "경기 하락 추세가 진행되고 있는데다 주가도 많이 올랐고 최근 유가도 다시 상승세라 단기적으로 불안하다"며 "그러나 수급이 굉장히 좋아 저점에서는 좀 사야한다고 생각하는데 저점도 800 안팎 정도로 많이 내려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현재 시장의 가장 큰 테마는 수급인 것 같고 가장 큰 문제는 실물경기에서 모멘텀이 없다는 점"이라며 "실물경기에서 모멘텀이 나타나면 장이 빠르게 돌아설 수 있기 때문에 800 안팎까지 떨어진다면 좀 사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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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자산운용사의 대표는 "지금 경기 얘기하면 창피한 것 아니냐"며 "경기가 올해안에 돌아서기 어렵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주가가 810 정도까지 조정 받으면 주식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배당도 그렇고 화폐개혁 얘기도 그렇고 환경 자체가 주식에 유리한 쪽으로 변하고 있어 장은 쉽게 빠지지 않고 좋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반면 이런 의견들과 완전히 반대되는 견해도 있다. 시장의 다양한 의견을 전한다는 차원에서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의 생각을 소개한다. "2000년 하락장, 2002년 하락장 등 과거 6~7년간의 하락장에서 보면 현재와 같은 강한 반등이 있을 때 지금과 똑 같은 얘기가 나왔다. 즉, 증시가 오를 수 있는데 국내 증시가 저평가돼 있고 외국인이 사고 있어 리레이팅되고 있으며 수급이 너무 좋다는 거다.
그러나 주가가 다시 떨어지면 이런 얘기가 쑥 들어간다. 지금 많은 사람들이 조정이 800 정도에서 그칠 것으로 보고 있어 800 내외에서 또다시 반등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그 반등이 주식을 팔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다. 한달전만해도 700이 깨질 것이라는 의견도 많았다. 근데 지금과 그 때와 뭐가 다른가. 주가가 올랐다는 것 외엔 달라진게 없다.
주가가 780 이상으로 오르자 사람들이 주가가 오르는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수급 요인을 찾아냈다. 이번 장은 720에서 850까지 수급으로 올랐다. 수급으로 이만큼 올랐으면 다 오른거다. 더 이상 올라가려면 추세, 즉 경기 펀더멘털의 큰 그림이 바뀌어야 하는데 당분간 그럴 가능성이 없다. 지금 이익 실현해야 한다고 본다. 800 밑으로 떨어져도 주식을 사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경기 사이클이 하강세고 기업 이익도 이제 막 고점을 쳤을 뿐이기 때문이다."
상반된 의견들이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을 해석하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이럴 때일수록 자신의 논리를 세워 대응하지 않으면 어려울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