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두려움 버려라..환경 변했다
2일간의 조정을 겪은 뒤 오늘(24일) 증시는 약세로 출발해 소폭 강세로 반전했다. 외국인이 시간외 대량매매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8일째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지만 증권과 기금을 중심으로 기관 자금이 들어오고 있고 개인도 3일째 순매수를 지속하면서 지수를 강보합쪽으로 이끌고 있다. 기관 자금이 증시 하락을 방어하는 모습이다.
종합지수가 850을 고점으로 830까지 꺾이자 8월 이후 랠리가 베어마켓 랠리냐, 상승 추세로의 회복이냐에 대한 논쟁은 더 뜨거워지고 있다. 현재로서는 어떤 누구도 시장에 대해 확신있게 말하지 못하고 있으며 사기도 팔기도 모호하다는 표정들이다.
매수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어찌됐든 단기 고점을 치고 조정을 막 시작한 지금 사기엔 부담스럽다는 입장이고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은 조정을 시작했다 해도 장기 강세에 대한 가능성이 광범위하게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주식을 팔기가 자신없다는 입장이다.
외국인들도 마찬가지다. 윤석 CSFB증권 전무는 외국인들이 거래소시장에서 8일째 매도 우위를 견지하고 있는데 대해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을 계기로 외국인들이 삼성전자를 팔아서 그렇지 삼성전자 매도분을 제외하면 판다고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윤 전무는 "이머징마켓 비중이 커졌기 때문에 지금 팔았다가 이머징마켓이 다시 올라가기 시작하면 상대 수익률이 크게 나빠지기 때문에 쉽사리 팔지 못한다"며 "다른 한편으로는 경기 펀더멘털에 대한 확신도 없어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어려운 상태"라고 전했다.
해외 헤지펀드들도 비슷한 갈등을 겪고 있다. 싱가포르에서 헤지펀드를 운용하는 이남우 대표는 "최근 미국에서 주가가 반등하면서 채권 금리도 함께 떨어졌는데 시장을 약하게 보는 사람들은 채권 금리 하락이 경기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라며 주가가 경기에 앞서 너무 빨리 오른 것이 아닌가 불안감을 내비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반면 최근 미국에서 기술주(IT주)가 반등했는데 IT주가 너무 많이 하락해 가치 투자 펀드조차 구경제주보다 IT주를 적극적으로 사들였다"며 "거시경제에 대한 확신은 없지만 싸면서 좋은 기업들이 많아 매수가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개별 종목들의 선전이 증시의 하락 리스크를 줄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대표는 "올들어 뮤추얼펀드나 헤지펀드나 수익을 많이 내지 못했기 때문에 남은 3개월간 수익률에 대한 부담이 크다"며 "이 때문에 대만이나 한국에 선물 투자를 주로 하는 외국 펀드들이 많이 들어온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펀드들이 연말이 다가올수록 수익에 대한 부담을 크게 느낄 것이기 때문에 장이 크게 밀리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독자들의 PICK!
요약하자면 개별 종목별로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싸고 기업 내용도 좋지만 거시 경제에 대한 확신이 없어 다소 불안하다는 것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도 "강세론자들이 얘기하는 매력적인 밸류에이션과 수급 개선 등의 시장 환경 변화에 동감한다"며 "그러나 이러한 환경 변화가 저점은 높여주지만 증시 고점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동력까지는 될 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오 연구위원은 "저금리로 인해 자금이 증시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든가 기업 이익의 절대적 수준이 높아졌다는 점 등의 환경 변화로 증시의 하락 리스크 자체는 크게 줄었다고 보지만 이러한 환경 변화가 경기 모멘텀 약화를 꺾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소비 경기와 중국의 투자 경기에 대해 아무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증시의 고점은 제한될 수 밖에 없다는 의견이다. 이런 이유로 오 연구위원은 "연말까지 3개월 장을 보면 750에서 850 사이의 박스권에서 기간 조정을 겪을 것으로 본다"며 "750 밑에서는 트레이딩 바이(Trading Buy), 850 위에서는 트레이딩 셀(Sell)을 권고한다"고 말했다.장대음봉, 흑삼병, 데드크로소
경기 모멘텀 약화에 대한 불안감은 지속되지만 리레이팅을 지지하는 목소리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 한 투자자문사 관계자는 다음과 같은 말로 3년 정도의 대세 상승을 전망했다.
"주도적으로 주식을 팔 세력이 없는데다 정부 정책도 증시에 호의적으로 바뀌었다. 사실상 기업 이익 모멘텀이 약화된다는 것 외에는 증시에 불리한 요소가 별로 없다고 본다. 그러나 기업 이익 모멘텀이 약하다는 것도 증가율 자체가 둔화된다는 것이지 기업의 절대적인 이익 수준은 굉장히 높아졌다.
예를들어 지난해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 사상 최고치가 2.6조원이었는데 IT 경기가 둔화된다는 올 3분기와 4분기 영업이익도 지난해 사상최고 기록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하나 포스코의 올해 순익이 3조5000억원으로 예상되는데 포스코의 올해 일년 순익으로 시가총액 12조원짜리 현대차 지분 약 30%를 살 수 있다는 말이 된다. 포스코의 주요 고객 기업의 경영권을 한 해 순익으로 살 수 있을 정도라면 기업 이익이 너무 많은 거든지, 아니면 국내 우량기업의 밸류에이션이 너무 싸든지 둘 중의 하나다.
단기적으로 외국인이 풋옵션을 사고 선물 순매수를 줄인다든지 해서 조정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이건 장기 추세에서 잔 파동일 뿐이라고 본다. 원자재 가격도 올해 전년 대비 평균 50%가량씩 올랐는데 이게 제품 가격에 곧 반영되기 시작하면 실물 가격이 올라가면서 화계 가치는 더 떨어지게 된다. 결국 현금보다는 실물이 더 투자가치가 높아진다는 얘기인데 실물이라면 부동산과 주식이다. 이러한 장기 추세를 감안할 때 대세 상승이라고 본다. 서울 올림픽 전후로 4년가량 주가가 지속적으로 올랐던 그 때와 같은 강세장이 재현될 것으로 본다."
강세론을 얘기하는 사람들은 기업 이익의 질 변화와 수급의 변화(채권수익률 하락세, 연기금의 주식 투자), 기업지배구조 개선(자사주 매입과 배당금 확대) 등을 지적하고 약세론에 마음이 기운 사람들은 주가가 경기 사이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중요한 것은 증시 환경이 많이 변했다는 점, 그래서 과거와 같은 급락은 없을 것이며 증시 하반부가 많이 올라왔다는 점에는 약세론자들조차 공감한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경기 사이클이 돌아설 때를 대비해 조정 때 매수 입장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중국 리스크가 간과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