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기다리던 조정일 뿐"
기다리던 조정이 왔다. 그간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주변주 상승으로 버텨오던 지수가 LG필립스LCD 실적 쇼크를 계기로 악재를 한꺼번에 반영하며 급락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불안한 모습이다. 외국인이 오전에만 1500억원 가까이 순매도했다. 전날도 2300억원 가까이를 순수하게 팔아치웠다. 게다가 삼성전자가 3% 이상 급락하고 있고 외국인과 개인이 선물을 공격적으로 팔고 있어 그간 증시가 버텨온 것이 결국은 모래 위의 성은 아니었던가 초조할만하다.
그러나 불안의 요인을 짚어보자. 사실 이러한 조정을 불러온 것은 유가보다는 전기전자(IT) 기업들의 실적 불안이다. LG필립스LCD 실적 발표를 계기로 삼성전자의 LCD 사업도 예상보다 훨씬 더 나쁠 것이란 우려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한 IT주 매도로 이어지고 있다. 인텔과 야후 등의 실적 발표를 앞둔 것도 부담이다.
이병익 한셋투자자문 이사는 "IT업종의 실적이 나쁠 것이란 것은 다 알고 있는데 악재가 시장에 다 반영됐다고 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예상했던 것보다 더 나쁘다고 우려하는 사람이 있다"며 "지금은 예상보다 더 나쁠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외국인 매도도 불안하다. 사실 외국인은 9월15일 이후 2주일간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을 계기로 삼성전자를 150만주 순매도했고 현대모비스를 전날 20만주 순매도했고 포스코도 최근 2주일간 100만주 순수하게 팔아치웠다. 외국인의 핵심 종목 '팔자'가 두드러진다.
이에대해 이채원 동원증권 상무는 "포트폴리오 조정일 뿐 한국 기업 '팔자'는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며 "핵심 종목을 팔고 조선주, 해운주, 건설주 등 주변주를 사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외국인 일일 순매도가 2000억원이라고 해도 대부분은 삼성전자에 집중돼 있다.
이날 외국인 순매도가 1500억원 가까이 늘어났는데 IT업종 순매도가 1800억원을 넘는다. LG필립스LCD 실적 쇼크로 인해 삼성전자 실적 발표 전에 미리 삼성전자를 팔자는 움직임이 외국인 순매도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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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외국계 증권사 영업 담당 임원도 "실적 우려로 주식을 팔고 있는 것일 뿐 외국인 투매는 전혀 아니다"라며 "지난 2달간 많이 올랐고 유가는 급등세고 지금 당장의 거시경제는 나쁘고 IT기업 실적은 약할 것으로 보이니까 불안해서 좀 줄이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 임원은 "삼성전자를 30만원에 판 외국인도 있었고 60만원에 산 외국인도 있었다"며 "외국인을 하나의 투자자로 묶어 생각하지 말로 시장 방향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당장은 악재가 다시 부각되며 조정을 받겠지만 중장기적인 방향은 강세라고 본다"고 밝혔다.
한셋투자자문 이 이사는 "삼성전자가 실적을 발표하는 15일까지는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삼성전자도 그 때까지 하루 1만~1만5000원씩 빠지고 지수도 하락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이사는 "막상 삼성전자 실적이 나오면 악재가 노출된데다 실적 발표 당일엔 삼성전자 주가가 42만원 수준, 종합주가지수는 820 수준일 것으로 예상돼 그 정도에서 지지되지 않겠느냐"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실적 발표에 14일 만기일까지 겹쳐 이번주는 불안한 한주다.
종합지수는 껍데기일 뿐이다. 최준철 VIP투자자문 대표는 "앞으로 장세는 당분간 종합지수가 크게 움직이지 않는 가운데 화려한 종목 장세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거시 경제와 기업 실적, 유가 상승 등 확인해야할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 상무는 "어차피 지수가 레벨업되려면 조정이 필요했다"며 "핵심주가 상승에 일단 한계에 부딪힌만큼 지수 상승세는 제한될 것이며 종합지수는 850~900 사이에서 지지부진하게 움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상무는 "외국인이 모든 업종을 다 팔지는 않고 갈아타기를 계속하는 것처럼 개별 종목별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실적 호전주, 자산주, 배당주가 계속 선전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기관 투자자들은 죽을 맛이다. 종목을 하나 잘못 선택하면 수익률이 금새 고꾸라진다. 오늘 같은 날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를 많이 들고 있는 펀드라면 수익률 급락이다. 거시 경제, 유가, 실적 등 3대 부담이 내리누르고 있는한 당분간은 종목 선택이 수익률을 급격히 벌어지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종목별 선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지수 급락에 마음을 뺏기고 불안해할 필요는 없어보인다. 오늘도 대우건설은 10%, 현대건설은 7% 이상 급등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