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외인 매수 단기적 기대 난망

[오늘의 포인트]외인 매수 단기적 기대 난망

권성희 기자
2004.11.10 12:05

[오늘의 포인트]외인 매수 단기적 기대 난망

프로그램으로 시장이 등락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통화위원회와 옵션만기일을 하루 앞둔 10일 증시는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되며 10포인트 이상의 강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은 2일째 매도이며 매도 규모도 600억원을 넘어서고 있어 올 하루 1000억원을 웃돌 가능성이 높다.

외국인은 삼성전자, 삼성SDI, 현대차, 현대중공업 등 수출주를 많이 팔고 있다. 업종별로 보면 운수장비 업종을 223억원, 전기전자 업종을 130억원 가량 순매도 중이다. 대부분 업종을 팔고 있으며 은행과 의약품, 보험은 순매수 중이다. 원화 강세로 인한 수출 타격에 부담을 느끼는 듯한 모습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유가가 하락세로 방향을 틀었고 미국 경제지표도 최근 긍정적으로 나오고 있어 단기적으로 환율의 방향이 시장에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지난주 미국의 고용지표가 긍정적으로 나와 국내 증시도 강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는데 환율 변동 때문에 흔들렸다"고 지적했다.

이 펀드매니저는 "달러화 약세가 추세적으로 진행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원/달러 환율이 상당히 많이 떨어졌으므로 일단은 1100원에서 지지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며 "1100원이 지지된다면 증시도 긍정적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환율 외에는 시장을 억눌렀던 우려들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해소돼가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은 세계 경제의 위협 요소로 지목됐던 유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위안이다.

둘째는 세계 경기 성장세 둔화인데 이와 관련해서는 최근의 미국 경제지표들이 상당히 고무적이다.

김석규 B&F투자자문 대표는 "미국 경기 둔화와 관련해서 가장 큰 논란은 짧은 경기 하락, 즉 소프트 패치(조정)인지 아니면 긴 하락 추세인지에 대한 판단이었다"며 "최근에 나온 미국의 경제지표들은 올들어 보여왔던 미국 경제 하강이 소프트 패치였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증시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경기 하강이 소프트 패치 정도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중국 경기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지만 금리 인상 이후에는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의 달러화 약세의 주 타겟 중의 하나가 중국인데 중국 경제가 경착륙 쪽으로 가고 있다면 중국으로선 위안화 절상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달러화 하락과 중국 경기의 급격한 둔화는 함께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달러화 약세는 경상수지 적자 등 미국 문제 때문이기도 하지만 결국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경제가 견조함을 반영한다는 의견이다.

환율이 단기적으로 1100원대에서 안정된다면 결국 시장에 남아있는 나머지 부담은 전기전자(IT) 업종의 경기 전망이 된다. B&F투자자문의 김 대표는 "미국 경기 하강이 소프트 패치 정도로 마무리되면 800선은 지지되겠지만 지속적인 상승세는 결국 IT 경기가 돌아서야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D램은 반등했다가 다시 꺾일 듯한 모습이고 LCD 경기는 아직 바닥을 알 수가 없으며 삼성전자의 경우 휴대폰 영업이익률이 떨어지는 추세"라며 "IT 경기 하강세가 너무나 완연한데 바닥이 어디인지 확신할 수가 없어 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 때문에 외국인들의 삼성전자 매도는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미국 경기 하강이 소프트 패치로 마무리되면 IT 경기도 내년초쯤 회복이 예상되고 그렇다면 주가 바닥은 올 12월이 될 가능성이 있지만 IT 경기가 한단계 추가 하락할 것이란 반론도 만만치 않다"며 "지금으로선 IT 경기가 하락세를 계속하고 있다는 것만 분명하다"고 말했다.

종합하면 유가, 미국 경기, 중국 경기, 환율, IT 경기 등 5가지 변수 중에서 IT 경기를 제외하고는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증시 하락에 대한 우려는 많이 잦아들었다.(물론 원/달러 환율이 단기간내에 급격히 하락한다면, 예를들면 1100원이 깨진다면 시장 충격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상승세 역시 IT 경기가 돌아설 기미가 없어 제한적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증시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800~900 박스권 장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영일 KB자산운용 주식운용 본부장은 "전반적으로 시장이 추세를 가지기는 어려운 상황이고 박스권 장세 속에서 등락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올해 기업들의 이익 규모가 전년에 비해 크게 늘어 배당에 대한 기대감이 높기 때문에 연말 인덱스펀드들의 현물 매수로 시장은 연말로 갈수록 수급 측면에서 강할 수 있다는 의견이 많다. B&F투자자문의 김 대표는 "수급 측면에서는 연말까지 시장이 긍정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국인이 매도를 재개하고 있지만 1000억원 이상씩 계속 파는 흐름이 아니라면 국내 수급 측면에서 받아줄만한 여지가 있어 보인다고 증시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다만 외국인 매도와 관련해서 문제도 역시 IT 경기다. 여기에 달러화 약세 추세 속에서는 내수 경기가 좋은 시장이 매력적으로 부각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내수 경기의 회복도 외국인 매매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대만의 MSCI 지수내 비중 확대, 국내 내수 경기 부진, 달러화 약세로 국내 수출 경기 부정적 영향 전망, 삼성전자 실적 4분기에도 하락세 지속, 내수 관련주 중 꽤 많이 오른 종목이 적지 않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외국인이 한국 증시에서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설 이유는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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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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