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오히려 IT주 돌아봐야할 때

[오늘의 포인트]오히려 IT주 돌아봐야할 때

권성희 기자
2004.11.11 11:52

[오늘의 포인트]오히려 IT주 돌아봐야할 때

11일 외국계 증권사인 UBS증권과 ABN암로증권이 현금 창출 능력이 안정적이라 대표적인 가치주로 꼽히는농심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UBS증권은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추고 목표주가도 깎았다. ABN암로증권은 '축소' 의견을 지속했다. 이유는 올 3분기 마진이 실망스러웠다는 점,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는 점 등이었다.

이날 농심에 대한 두 외국계 증권사의 부정적인 의견은 현재 국내 증시에서의 고민을 대변해준다. 국내 증시는 올 4월말 이후 급락과 급등의 과정을 반복하며 대략적으로 800선 위에서 안정되는 흐름이다. 그러나 삼성전자 주가는 4월에 올들어 고점 63만8000원을 기록한 뒤 40만원대로 급락했고 7, 8월에 50만원까지 반등했다가 다시 40만원대로 추락했다.

반면 농심은 4월말 23만원에서 7월초 최고가 26만원까지 올랐다가 이후 횡보하다 최근 3분기 실적 악재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농심은 이미 지난해에 리레이팅을 시작해 지난해 12만원 수준에서 두 배가 올랐다. 농심은 지난해 많이 올라 올들어 상승 탄력은 좀 둔화됐지만 올들어서도 삼성전자가 쉬는 동안 급등하며 조명을 받고 있는 종목이 적지 않다.

예를들어 유한양행은 4월 7만원초, 5월 6만원초에서 현재 8만5900원으로 올랐다. 현대미포조선은 4월 1만7000원에서 3만7000원까지 상승했고 현대건설은 5월 저점 6000원대에서 1만6000원으로 급등했다.

이런 급등세로 인해 밸류에이션이 과거에 비해 비싸게된 종목이 적지 않다. 실적 안정성이나 성장성, 배당 매력 등을 감안한다고 해도 많이 올라서 싸지 않아 보인다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갈등일 수밖에 없다. 예를들어 ABN암로는 농심에 대해 절대적인 배당금액 자체는 많아 보이지만 주가가 많이 올라 배당수익률은 2%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한 헤지펀드 매니저는 "주식 투자란 쌀 때 사서 싸지 않아지면 파는 것"이라고 간단하게 설명했다. 주가가 언제 싼 상태에서 싸지 않은 상태로 레벨-업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기 때문에 싼 것을 사서 기다린다는 것이다. 물론 기업지배구조가 좋은 기업이어야 한다는 전제는 붙는다. 이 매니저는 "주가가 이미 바닥에서 많이 올랐다고 해도 싸면 산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최근 급등하고 있는, 따라서 지금 모멘텀이 고조되고 있는 종목들을 추격 매수하려 한다면 정말 싼지, 기업 내용이 괜찮은지를 판단하고 냉철하게 결정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시장의 하이라이트를 받는 인기 종목에서 눈을 돌려 역발상적으로 지금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고 있는 종목을 다시 보는 것은 어떨까. 예를들면 대표적으로 전기전자(IT) 업종 말이다. 언제 업황이 돌아설지 아무로 알 수 없지만 밸류에이션은 싸다는데는 많은 증시 전문가들이 동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메릴린치증권은 IT산업의 장기적인 펀더멘털과 성장성은 차치하고라도 현재의 밸류에이션은 매우 싸기 때문에 지금 IT주를 매수한다면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김준연 B&F투자자문 상무 역시 "D램이나 LCD 등에 대해 안 좋은 소식만 계속 나오고 있고 LCD산업은 특히 내년 2분기까지 적자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며 "지금이 전망이 어둡기 때문에 오히려 IT주를 싸게 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IT산업에서 안 좋은 뉴스는 이미 나올만큼 나왔고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도 됐다고 판단한다"며 "삼성전자 밸류에이션은 PBR 기준으로 역사적인 밴드 바닥 수준이고 삼성SDI는 밴드 하단 밑으로까지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반면 "턴어라운드주 등 최근 각광 받으며 상승 모멘텀을 강하게 탔던 종목들은 밸류에이션이 역사적 밴드 상단을 넘어선 것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IT주의 모멘텀이 언제 돌아올지는 모르지만 밸류에이션으로 봤을 땐 살만한 가격이라는 의견이다.

최근 외국인들이 11월말 MSCI지수내 대만 비중 확대 때문에 대만 주식을 많이 샀는데 금융주도 사고 있지만 IT주를 많이 사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볼만하다. 물론 대만은 IT 비중이 국내 증시보다도 더 높기 때문에 IT주를 살 수밖에 없다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시가총액 대비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해서도 외국인들의 대만 IT주 매수세는 강한 편이다.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로 대만 시가총액의 8.4%를 차지하는 TSMC를 보자. 외국인은 11월들어 9일까지 대만 증시에서 2조1000억원을 순매수했는데 TSMC를 5400억원, 약 25%가량 순매수했다. TSMC가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보다 훨씬 더 많은 규모를 사들인 셈이다.

더 주목할만한 사실은 외국인들이 대만 LCD주를 사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상준 한화증원 연구원에 따르면 외국인은 대만의 5대 LCD업체(AUO, 치메이, CPT, 퀀타 디스플레이, 한스타) 주식을 2일 210억원, 3일 338억원, 4일 265억원, 5일 179억원, 8일 91억원, 11일 28억원 순매수했다. 전체 순매수 금액 중 LCD 순매수 비중은 2일 10%, 3일 8%, 4일 7%, 5일 4%, 8일 3%, 9일 1%로 점차 줄어들긴 했지만 외국인이 TSMC와 더불어 LCD주를 매수하고 있다는 사실은 주목할만하다.

외국인은 이날 11시33분 현재 삼성전자를 5만주가량 순매도했다. 삼성전자의 이날 자사주 매입분 20만주의 1/4을 조금 넘는 양만큼 순매도했다. 자사주 매입분보다 더 많은 삼성전자 주식을 매도하기도 하던 주초와는 좀 다른 양상이다.

김준연 B&F투자자문 상무는 "지금 삼성전자를 비롯해 대부분의 IT주를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이유는 외국인이 안 사고 있고 팔기 때문"이라며 "외국인이 사면 주가가 오르고 팔면 주가가 떨어지는 양상이 많은데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접근해 싸고 좋은 주식을 외국인이 움직이기 전에 사둔다는 생각을 가져도 좋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런 측면에서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분이 35만주밖에 안 남아 있고 온갖 악재들로 투자자들이 IT 비중을 많이 줄인 상황에서 다시 한번 IT주를 돌아볼 필요는 있어 보인다. 물론 이날은 한국은행의 예상외 콜금리 인하로 인해 은행주와 건설주, 제지주, 증권주 등 내수주가 강세며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지만 말이다. 한 투자자문사 펀드매니저는 "지금 주식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려면 기다린다는 생각으로 IT업종을 30%가량 편입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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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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