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외인, 중국주 매수가 중요
외국인이 사기 시작하자 프로그램 매수 규모는 지난주에 비해 소폭 줄었음에도 종합지수는 급등세다. 외국인이 본격적으로 국내 주식을 사기 시작한다면 국내 투자자 수요와 맞물려 지수 상승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가파를 수 있다.
사실 이번주 외국인 매수는 기대할만한 상황이었다. 지난주 한국 관련 펀드로 2년반래 최대 규모의 자금이 유입됐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이런 대규모 펀딩으로 지난주 거래소시장에서 외국인은 3일 연속 순매수를 나타냈다.
JP모간은 미국 정부의 달러화 약세 유도 뿐만이 아니라 아시아 관련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최근 급증하면서 엔/달러 환율이 105엔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국내 증시만을 보자면 지난주 중반까지 외국인 매매는 중립적이지만 아시아 전체로 보면 최근 한달간 외국인들의 '바이 아시아(Buy Asia)'는 놀라운 수준이었다.
안선영 미래에셋증권 투자전략실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자금 흐름을 분석하는 AMG데이터서비스에 따르면 지난주 아시아-태평양 펀드에 올 1월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자금이 유입됐고 인터내셔널 펀드와 이머징마켓 펀드에도 2주 연속으로 상당한 규모의 자금이 들어왔다"고 지적했다.
이미 외국인은 오늘(10일)까지 3일째 거래소시장에서 순매수고 오늘 매수 강도는 이전 2일에 비해 상당히 강한 편이다. 최근 외국인은 은행업종을 많이 샀으나 지난주말 거래일부터는 전기전자에 대해 순매수로 돌아섰다는 점이 눈에 띄며 오늘은 전기전자와 함께 철강금속, 화학 등 중국 관련 업종에 대한 입질이 강하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물론 배당 투자에 대한 관심도 높아 통신주 매수도 많다.
지금 지수대는 이미 890에 근접했다. 10월6일의 직전 고점, 장 중 기준 896에 바짝 다가왔다. 전고점을 뚫고 올라간다면 차트상 추세 반전 가능성을 심각하게 고려해야하는 시점이다.
저점도 720에서 800으로 높아졌고 고점도 탈환하는 그림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물론 최근 증시를 끌어올린 것은 프로그램 매수였다. 그러나 이 조차도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해외 증시 강세와 아시아 증시로 외국인의 대규모 자금 유입에 따라 심리가 크게 호전됐기 때문"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키는 해외에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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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이 팀장은 "국내 연기금 매수나 적립식 펀드로 인한 자금 유입 등이 증시에 하방경직성을 강화하는 안전판이 될지언정 증시가 고점을 연달아 뚫고 올라가는 대세 상승의 모양을 그리기 위해서는 외국인 매수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연금은 올해 아웃소싱한 것을 포함해 주식을 3조4000억원을 샀다. 지난해 3월17일 512 저점에서 올 4월23일 고점 939까지 종합지수가 올라오는 동안 외국인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26조원을 샀다. 이 기간 동안 개인은 10조7600억원, 기관은 15조987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26조원을 사며 지수를 500에서 940까지 끌어올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민연금의 연간 3조원 남짓 주식 투자가 국내 증시의 한단계 레벨업을 주도하는 리레이팅의 촉매가 되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다른 기금이나 은행, 보험, 개인의 적립식 펀드를 통한 주식 투자를 모두 합하더라도 종합지수를 100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강한 매수 주체가 되긴 쉽지 않아 보인다. 이 팀장은 "외국인의 매수세가 있어야 국내 투자자들도 안심하고 매수에 나설 수 있고 그래야 증시가 대세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렇다면 외국인 매수가 재개되기 위한 필수조건은 무엇일까. 이 팀장은 "중국의 성장 스토리로 인한 국제 자금의 재분배"라고 지적했다. 이 팀장은 "중국 정부가 긴축을 하고 있어 철강 가격이나 벌크선 운임 등 중국 관련 실물 가격이 올 4월의 고점을 뚫고 올라가긴 어렵다고 보지만 관련 주식들은 4월 고점을 상향 돌파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국이 경착륙을 피하고 안정적인 성장의 가능성을 보여준다면 장기적으로 미국을 팔고 중국을 사는 국제 자금의 재분배가 계속될 것이며 이 과정 중에 아시아와 원자재 수출국으로의 자금 유입이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따라서 최근 포스코가 고점에서 하락한 뒤 다시 반등, 전고점을 돌파하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을 비롯해 전세계 증시에서 중국 관련주가 견조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경기 순환적 힘으로 설명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
이 팀장은 "중국 성장률이 하향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실물 지표들이 안정적으로 움직이자 아시아를 비롯한 이머징마켓 관련 펀드로 자금 유입이 급증하고 있다"며 "이는 결국 현재 진행 중인 중국 테마가 경기 순환적 힘에 의해서가 아니라 돈의 힘, 즉 미국에서 중국으로의 자금 이동에 의해 이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를 전후해 외국인들의 은행주 매수세는 강했다. 외국인은 거래소시장 전체에서 순매도를 보일 때도 은행주는 순매수했다. 그러나 최근들어 화학주나 철강금속을 재매수하는 움직임에 더 주목해야 한다.
중국 스토리란 결국 아시아 국가들이 미국에 의존하지 않고도 중국 내수 성장으로 아시아끼리 교역으로 어느 정도 먹고 살 수 있게 될 것이란 전망에 근거하기 때문이다. 이미 아시아 역내 교역비중은 40%로 증가했다. 이런 아시아 역내 교역 비중의 증가가 있기에 아시아 국가들이 어느 정도 달러화 약세를 용인할 수 있는 것이라고 이 팀장은 지적했다.
중국 스토리를 믿는다면, 외국인의 중국 관련 업종 매매 동향을 눈여겨 봐야 한다는게 이 팀장의 의견이다. 이상준 한화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대만 시장에서 TSMC, AUO 등 IT 대표업종을 많이 사들이고 있는 가운데 차이나스틸과 같은 철강회사와 화학업종에 대한 매수세도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팀장은 "IT는 현재 밸류에이션이 싸기 때문에 매수 매력이 있지만 중국 스토리가 유효하다면 장기적으로는 중국 수혜주가 유망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준연 B&F투자자문 상무는 "중국 수혜주라고 하면 소재주가 대표적이지만 반도체도 대표적인 소재상품이 될 수 있다"며 IT 중에서도 소재상품으로 중국 수요가 급증할만한 품목에 관심을 기울일 것을 권했다.
시장 바닥을 잡으려던 사람들은 매수 기회를 놓칠 수 밖에 없다. 지금 게임은 대세 상승이냐 아니면 트레이딩 박스권이냐 판가름하는 것이다. 이머징마켓은 한국 뿐만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지난 15년간 트레이딩 박스권이었다. 이 팀장은 이머징마켓이 이 박스권을 상향 돌파, 레벨업하는 엔진을 중국에서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중국 스토리가 틀린 것이라면 외국인 매수도 기대 난망이고 대세 상승 역시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다.
중국 스토리가 맞는 것이라면 국내 증시는(다른 아시아 증시도 마찬가지지만) 장기적인 큰 상승 흐름의 초입에 들어섰을 뿐이다. 이 판단은 각자의 몫이다. 다만 대세 상승을 믿는다면 바닥을 잡아 타이밍 매수하려 하지 말고 주가가 조정받을 때마다 꾸준하게 분할매수해야 한다고 한 투신사 주식운용팀장은 지적했다. 조정을 받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최근 수개월간 국내 증시가 증명했듯이) 조정이 있더라도 회복이 사람들의 예상과 달리 너무나 빠르고 급하다는 점이 중요하다.보유할 종목과 투자할 종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