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별 볼일은 없지만.."

[오늘의 포인트]"별 볼일은 없지만.."

권성희 기자
2004.11.25 12:28

[오늘의 포인트]"별 볼일은 없지만.."

4거래일만의 외국인 순매수가 종합주가지수를 강보합으로 이끌고 있지만 힘은 약하다. 외국인 매수 규모도 크지 않고 프로그램과 개인의 순매도도 부담이다.

일단 증시는 22일의 종가 849, 장중 저점 844에서 단기 바닥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분간 전고점을 뚫고 올라가리라고 기대하긴 힘들다. 한 투자자문사 매니저는 "당분간은 840~880 박스권에서 등락하며 횡보할 것으로 보인다"며 "오르기에는 수급이 그리 강하지 않고 펀더멘털도 약하지만 떨어질만큼 수급이 허약하지도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해외 증시 강세도 증시 하방 경직성을 더하는 요인. 그러나 해외 증시도 단기 조정을 맞을 시점에 도달했기 때문에 국내 증시를 끌어올리는 동력이 되긴 어려워 보인다. 이 매니저는 "지수 자체로 보면 당분간 별 볼일 없는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가장 큰 의문점은 OECD 경기선행지수가 하강하고 전기전자(IT) 업종 전망이 부진함에도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증시가 왜 강세를 보이느냐 하는 점이다. 이경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과 대만, 일본 정도만 전고점을 상향 돌파하지 못하고 상대적으로 부진한 수익률(Underperform)을 기록하고 있을 뿐 전세계 주요 증시들이 연중 고점을 경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국내에서는 외국인이 매수하지 않고 있지만 한국과 관련된 펀드들에 자금 유입은 계속되고 있다"며 "달러화 하락을 헤지하기 위해 유럽 증시를 많이 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글로벌 증시 강세에는 달러화 하락으로 인한 미국 이외 증시에 대한 매수세가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렇다면 미국 증시는 왜 견조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것일까. 이에대해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해외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을 팔고 있고 미국 일부 투자자들이 해외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 주식에 대한 매수도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나스닥지수와 다우지수는 연중 고점 부근에 도달했고 S&P500 지수는 이미 연중 최고치를 확실히 상향 돌파한 상황이다.

이 팀장은 "미국과 유럽 증시가 강세를 보이는 근본적인 원인은 OECD 경기선행지수의 전년 동기비 하락세가 내년 2분기에 멈추고 반전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지만 경기선행지수 바닥이 그보다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글로벌 증시 강세에는 투자자들의 경기 인식이 호의적으로 바뀌었다는 점이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이 팀장은 "중국 경기도 예상 이상으로 견조해 아시아 증시도 상당히 강하다"며 "IT 비중이 높은 한국, 대만, 일본 정도만 언더퍼폼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날 외국인이 4거래일만에 처음으로 거래소시장에서 순매수하는 가운데 눈에 띄는 현상은 순매수분의 대부분이 철강금속이라는 점이다. 물론 외국인들이 최근 철강금속을 꾸준히 계속해서 순매수한 것은 아니지만 중국 관련주에 대한 매기가 살아 있다는 점은 주목할만하다.

이날 철강주 강세는 중국 바오산철강이 내년 1분기 철강 가격을 인상할 것이라고 발표한 덕분이 크다. 이 팀장은 "경기가 하강하고 있어 철강업체들이 또 가격을 인상할 수 있을 것인지 의심이 많았는데 바오산철강의 인상 발표로 철강업체들의 가격 결정력이 살아있음이 증명됐다"고 말했다.

포스코의 경우 최근 이중 천장 모양을 그리며 하락하다가 10월말 회복을 시작해 전고점 돌파를 시도 중이다. 동국제강은 이날 골드만삭스의 긍정적 평가와 함께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한 투자자문사 대표는 중국 경기 둔화 전망에도 불구하고 관련주들이 강세를 계속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중국 경기가 예상 이상으로 견조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기업 자체가 너무 좋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거시 경제를 보면 지금 주가가 비싸보일수도 있지만 경기 사이클에 상관없이 기업 자체만을 보면 기업 체질이 너무나 바뀌어 매우 싸보인다"며 "기업의 가치 변화가 주가에 반영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금은 경기 사이클을 보고 주식 투자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기업 내부적으로 너무 좋아져서 투자하고 싶은 기업들이 늘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를들어 소재업종과 조선업종의 경우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여전히 싸보인다는 의견. 이 대표는 "지금은 시장이나 종합지수에 신경 쓰지 말고 좋은 종목을 매수한 뒤 밸류에이션에만 관심을 쏟으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옆으로 기고 있는 상황에서 종합지수의 상승 탄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겠지만 개별 종목별로 기업가치 개선이 시장에 반영되면서 리레이팅(재평가)은 계속될 것이란 의견이다.

지수 자체는 박스권 등락을 거듭하고 있지만 최근엔 지수를 말하는게 너무나 무의미하다. 종목별로 최고가를 경신하는 종목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투자 패러다임이 증시의 무차별성 속에서의 모멘텀 투자에서 차별화 속에서의 가치 투자로 바뀌고 있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인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지지부진한 장세 속에서도 30%대의 수익률을 올리는 펀드도 있다. 종목별 가치 투자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종합지수라는 껍데기가 아니라 증시 속에 숨겨진 가치주를 찾아 투자하는 것이 수익률을 높이는 최선이 되고 있다. 기업의 내재가치 변화를 인식하는 투자자라면 종합지수에 관계없이 매수해야하는 쪽으로 여건이 바뀐 것이다.

한 증권사 전략가는 "십수년 증시를 보고 있지만 올해처럼 증시 전망이 어려운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경기와 주가가 같이 가지 않고 주가와 개별 종목의 격차가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이제는 과거의 투자 관념에서 벗어나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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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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