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오르지 못하면 떨어진다"

[오늘의 포인트]"오르지 못하면 떨어진다"

권성희 기자
2004.11.30 11:48

[오늘의 포인트]"오르지 못하면 떨어진다"

증시 격언 중에 '오르지 못하면 떨어진다'란게 있다. 반대로 '떨어지지 않고 버티면 오른다'도 성립된다.

'떨어지지 않고 버티면 오른다'의 대표적인 사례는 6월 중순에서 8월초까지였다. 5월말부터 8월초까지 종합지수 고점은 6월초 787에서 6월말엔 787로, 7월 중순엔 756으로 점차 낮아졌다. 저점은 조금 낮아지긴 했지만 고점이 뚝뚝 떨어지는 것에 비하면 견조하게 버텼다.

6월20일께 730, 7월 중순께 717, 8월초에 713 등으로 710선을 강하게 유지했다. 3번에 걸쳐 700초반을 테스트해도 700 밑으로 깨지 않더니 증시는 8월초 710 부근에서 바닥을 찍고 반등을 시작했다. '떨어지지 않고 버텼더니 올랐다.'

현재 증시는 당시와 정반대 모습이다. 저점은 나름대로 올라오고 있는데 고점은 890에서 번번히 막힌다. 저점은 8월초 713에서 10월말 801로, 11월 중순에 844로 높아졌지만 고점은 10월초 896, 11월 중순 891로 두번 막히더니 지난주 금요일인 11월26일에는 장 중 한 때 883까지 올랐다가 긴 장대음봉을 그리며 858로 마감했다. 결국 880 위까지 올라갔다 3번째 890 안착에 실패하고 내려온 셈이다. '오르지 못하면 떨어진다'는 증시 격언을 생각한다면 단기적으로 그리 좋은 신호는 아니다.

한 투자자문사 펀드매니저는 이를 "큰 흐름은 대세 상승이라고 보지만 고점이 금방 뚫리지 못하고 조정 기간이 필요함을 시사한다"고 해석했다. 쭉 가는 상승이었다면 지난주말에는 880 위에 안착해 전고점을 뚫고 올라갔어야 했다는 의견이다. 이 펀드매니저는 "고점에서 3번 막혔기 때문에 추가 조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 펀드매니저는 조정의 시나리오를 2가지로 예상했다. 첫째는 10월말 저점 801을 깨지 않고 유지하는 기간 조정이다. 이 경우 800~900 박스권에서 등락하며 횡보 조정을 거칠 것으로 전망했다. 둘째는 10월말 저점 801을 깨고 밑으로 내려가는 가격 조정이다. 이 경우 8월초 저점 700 초반은 깨지 않겠지만 700초에서 800 사이에서 저점을 만들 것으로 예상했다.

조정 기간은 증시가 801 저점에서 890선 고점을 거쳐 844 저점까지 한 봉우리를 만들 때까지 한달 이상이 걸렸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한달 이상으로 내다봤다. 즉 올 연말 내년초까지는 조정이 지속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다.

현재 대부분의 증시 전문가들은 종합지수 저점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으며 수급이 좋아 전저점 840선은 깨지 않고 840~890 사이의 좁은 박스권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금 상황에서 오히려 800 전후의 조정 전망은 이례적인 것이다. 이례적인 추가 조정을 전망하는 이 펀드매니저의 논리는 다음과 같다.

첫째, 많은 사람들이 수급이 견조하다고 하는데 실은 수급이 취약한 상태다. 일단 배당 투자에 대한 기대가 있어 증시에 긍정적이라고 하지만 배당 투자는 어디까지나 방어적인 투자일 뿐 고점 경신을 가능하게 해줄만큼 큰 모멘텀은 제공하지 못한다.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함에도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들의 매매가 소극적인데서 드러나듯이 전기전자(IT) 업황 불확실성, 원화 가치 절상으로 인한 수출 부담 우려, 내수 부진 등이 겹쳐 당분간 외국인의 매수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마지막으로 프로그램 매수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데 이 역시 증시를 강하게 지지하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올 11월 이후 증시 상승은 대부분 프로그램 매수 덕분이었다. 그러나 12월 9일 선물옵션 만기일 때 인덱스펀드들이 배당을 기대하고 현물을 매수, 프로그램 매수가 유입된다 해도 베이시스에 따라 쌓여있는 매수차익잔고가 프로그램 매도로 풀려 나갈 수 있다.

문제는 결국 베이시스인데 베이시스가 좋아 프로그램 매수로 지수를 강하게 끌어올렸다가 만기일 이후 프로그램 매도가 풀려 나온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선물옵션 만기일 당일에 베이시스에 따라 프로그램 매도가 대거 나올 경우 치고 올라가지 못한 상태에서 지수가 흘러내릴 수도 있다.

더 큰 문제는 현재 스프레드는 2.2, 2.3 정도로 배당수익률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스프레드가 확대된다면 선물옵션 만기일에 인덱스펀드들이 현물을 사지 않고 저평가된 스프레드를 사려할 수도 있다.

이 경우 배당을 목적으로한 프로그램 매수세 규모는 예상을 크게 밑돌 수도 있다. 모든 상황이 선물옵션 만기일날 마감 30여분간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증시가 프로그램 매수세로 인해 인위적으로 버티고 있다면 선물옵션 만기일을 지나면서 한꺼번에 재료들이 반영되며 증시가 조정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하긴 어렵다.

둘째는 미국 증시가 지금까지는 강세를 유지했는데 이제는 조정 받을 때도 됐다는 점이다. 미국 증시가 오를 때 함께 오르지 못하고 쉬고 있다가 미국 증시가 떨어질 때 후행해서 오를 가능성보다는 미국 증시와 동반 조정 받을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성공투자를 위한 '서비스 전략'

셋째, 원/달러 환율 하락이 장기적으로 증시에 큰 악재가 아니라 하더라도 기업 실적에 어떻게 반영될지는 아직 두고봐야할 문제다. 환율 하락이라는 재료가 증시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특히 내년 1월이면 기업들의 올 4분기 실적이 나오기 시작하는데 좋지 않을 것이란 사실은 예상되고 있지만 어느 정도 나쁠 것인지는 미지수다. 실적 감소폭에 따라 증시에 타격이 될 수도 있다.

이 펀드매니저는 "지금까지는 800~900 박스권의 중간 위에서 지수가 움직였다면 이제 박스권 중간 밑으로 한단계 레벨-다운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이 끝났다는 얘기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장기적으로 증시가 상승세를 탈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연말연초 증시가 조정을 받는다면 적립식으로 투자하거나 분할 매수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다만 "주식 비중이 너무 많을 경우 조금 줄여서 대응하거나 조정시 시장 대비 덜 하락할만한 종목으로 갈아타는 것이 좋아 보인다"고 밝혔다.지금 우량주 살 때인가?

증권업계 추정에 따르면 적립식 펀드로 매달 수백억원씩이 유입되고 있고 기관들도 관망 중에 조금씩 매수하고 있어 증시 하방 경직성은 분명 담보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프로그램 매수에 의해 올라와 버티고 있는만큼 선물옵션 만기일 전후에 급변동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이다. 증시를 끌어올릴만한 모멘텀이 없어 고점에서 막히고 있는 만큼 단기적으론 신중할 필요는 있다는 지적. 다만 대세 상승 관점 속의 한달가량 조정 전망이므로 '조정 때 분할, 선별 매수' 전략은 유효하다고 밝혔다.아~ 삼성전자!

이 펀드매니저는 비중확대 후 보유 업종으로 펀더멘털이 받쳐주는 의약, 경기 부양책 수혜주로 선조정 받았던 건설, 원화 가치 강세의 대표적 수혜주인 음식료. 공급 부족으로 인해 가격 결정력이 강해진 철강 등을 꼽았다. 비중을 축소해놓되 조금 사서 보유해야할 업종으로는 전기전자(IT)와 화학을 들었다.강한 반등 기대는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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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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