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방카, 은행이 밀리는 이유

[현장클릭]방카, 은행이 밀리는 이유

진상현 기자
2004.11.30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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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클릭]방카, 은행이 밀리는 이유

"어? 어제 기업은행이 발표했던 내용하고 똑같네"

방카슈랑스 2단계 확대 문제를 놓고 보험업계와 대립중인 은행권이 30일 발표한 '방카슈랑스 관련 꺾기, 불완전판매 등에 대한 은행권 방지 대책' 내용을 보고 든 생각이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날 대책의 핵심은 대출연계 보험 판매 속칭, '꺾기 판매'에 대한 리콜제를 도입한다는 것인데 이는 전날 기업은행이 발표한 '방카슈랑스 고객만족(CS) 제도'에 담긴 내용하고 똑같았기 때문입니다.

보험업계와 막바지 '혈투'를 벌이고 있는 은행권의 히든카드가 기업은행을 통해 하루앞서 새 나간 셈인데, 어떻게 된 일인지 궁금했습니다.

그 배경에 대해서는 은행연합회와 기업은행의 설명이 조금 다릅니다. 기업은행측은 자신들이 자체적으로 안을 추진했는데 상당히 구체화 된 상태에서 연합회측이 그 내용을 골자로 해서 공동의 안으로 만들자고 했다는 것입니다. 대신 기업은행이 먼저 안을 발표하는 것을 연합회측이 양해했다는 설명이었습니다.

반면 은행연합회는 기업은행의 안과 관계없이 은행 공동으로 대책을 마련하는 중이었고 기업은행이 이미 자체적으로 안을 만들고 있다고 해 어쩔 수 없이 먼저 발표하는 것을 양해했다는 설명입니다. 다만 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기업은행의 안을 참고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지엽적인 문제로 넘길 수도 있는 사안이지만 최근 몇달동안 방카 논란을 지켜봐온 기자에게는 이번 일이 그냥 가볍게 와 닿지만은 않았습니다. 결정적인 순간에서도 은행업계가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방카 논란과 관련해 논리적으로는 전혀 밀릴 것이 없다고 자부하는 은행권이 보험업계에 밀리고 있는 이유를 이런 데서 찾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업계 공동의 이익을 위해 일치된 목소리를 내는 보험권과 그렇지 못한 은행권, 이것이 로비력의 차이로 이어졌다는 것이죠.

정부는 방카슈랑스 정책 방향과 관련해 막판 조율작업이 한창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은 최근 머니투데이 조찬 강연회에서 12월 초중순까지 이 문제에 대해 결론을 낼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정부의 결정이 어느쪽으로 나건 업계의 로비력 차이가 아닌, 국내 금융산업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결정이 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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