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북한의 남한기자단 교통정리
국내 은행의 북한 1호 지점인 우리은행 개성공단 지점 개점 행사를 취재할 기자단 규모가 금융당국의 입김으로 대폭 늘었다가 북한 당국 때문에 다시 원상복귀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습니다.
지난 3일 현대아산에 북한으로부터 팩스 한장이 도착했습니다. 팩스에는 우리은행 개성공단 지점 방북 취재가 승인된 기자들의 명단이 적혀 있었습니다. 총 인원은 16명. 금융단, 재경부, 금감위 출입 기자들이 총 출동해 46명이 대거 신청을 했었는데 3분의 1만 승인이 난 것입니다.
이에 따라 역사적인 개성공단을 방문하게 됐다고 들떠 있던 많은 기자들이 허탈하게 됐습니다. 이번 방문은 당일 일정임에도 북한 땅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출입처별로 제비뽑기 등으로 교통정리를 해야할 정도로 기자들의 관심이 뜨거웠었습니다.
승인을 받은 언론사는 경향 국민 문화 세계 제일경제 중앙 한겨레 한국경제 한경TV SBS MBC 등으로 이들 언론사 가운데도 두 명이 신청해 모두된 경우, 두명중 한 명만 된 경우로 갈립니다. 머니투데이 등 경제지들은 대부분 승인을 받지 못했습니다. 과거 KBS 조선일보 등 특정 언론사가 승인을 받지 못한 사례는 있었지만 이처럼 대규모로 승인이 나지 않은 것은 드문 예라고 합니다.
무엇보다 재밌는 것은 방북승인의 원칙이나 기준을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죠. 우리은행 관계자는 "북한에서 개성공단을 관리하는 현대아산에 팩스로 승인자 명단을 보내 왔을 뿐 원칙이나 기준에 대해서는 전혀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일부에서는 일단 영어로 된 언론사는 배제시킨 게 아니겠는냐는 억측도 나옵니다. 머니투데이 이데일리 파이낸셜뉴스 등 이름에 영어가 들어간 언론사들이 대부분 떨어진 것을 보고 하는 말이죠. 하지만 추측일 뿐 확인할 길은 없습니다.
아무리 개성공단이라지만 일개 은행지점 개점에 46명의 대규모 기자단이 가려했던 것 자체가 무리였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당초에는 은행권 출입기자 십여명 정도만 가려 했는데 상부기관(?)인 재경부, 금감위 등 정부부처 출입기자들이 가세하면서 취재단의 덩치가 커져버린 저간의 사정을 고려하면 거의 '코미디' 수준이라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우리은행측은 기자단의 숫자가 대거 줄어든 것 보다도 인원 배분에 대해 더 아쉬워 하는 모습입니다. 16명이 가더라도 16개 언론사가 1명씩 가면 좋은데 2명이 가는 언론사들이 생기면서 기사를 써줄 곳이 줄어들었다는 것이죠.
독자들의 PICK!
국내 은행의 북한 지점이 생기고 금강산도 오가는 등 남북관계가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졌습니다만 아직도 넘어야할 산은 많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