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오보의 산실' 제일은행 매각
지난 23일 저녁 비상이 걸렸습니다.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제일은행 매각건과 관련, "빠르면 오늘(23일) 우선협상자를 발표한다"는 보도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기자도 관련된 모든 취재원을 대상으로 확인 취재에 들어갔습니다만 쉽지 않았습니다. 확인취재 과정에서 들은 내용은 "내일 제일은행 이사회가 있다" "최종 매각을 발표할 수도 있다"는 정도였습니다. 기사화를 고민하고 있는 사이 "아직 셋팅이 된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는 정부 당국자의 말을 듣고 선배 기자, 데스크 등과 상의한 끝에 기사화를 포기했습니다.
그러나 다음날 많은 신문들이 "빠르면 오늘(24일) 홍콩상하이은행(HSBC)의 제일은행 인수가 발표될 것이라고 보도했고, 결국 머니투데이도 이날 아침 온라인을 통해 뒤늦게 "오늘 이사회가 열리며, HSBC로의 매각건이 발표될 수도 있다"는 사실 아닌 뉴스을 보도했습니다. 오전 9시부터 시작된 제일은행 이사회가 끝나고 제일은행측이 오후쯤 매각 관련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기자들은 HSBC로의 매각을 기정 사실화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런데 오후들어 발표계획은 취소됐습니다. 그리고 아직 가격협상이 완전 끝나지 않았으며, 협상에서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던 스탠더드차타드은행(SCB)이 경합중이라는 소리도 전해졌습니다. 결과적으로 머니투데이를 포함한 많은 언론이 오보를 한 셈입니다. 이날 저녁에는 "애초부터 24일 매각발표 계획은 없었으며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다"는 허탈한 말까지 들렸습니다.
비단 이날 만이 아닙니다. 그동안 제일은행 매각과 관련된 보도들을 보면 '오보의 산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언론보도 대로라면 HSBC는 이미 제일은행 인수를 마쳤어야 합니다. 공식 발표되는 내용이 최종 인수협상 타결인지, 우선협상자 선정인지 조차도 헷갈립니다.
물론 이같은 엉터리 매각 보도에 대해 우선 머니투데이부터 큰 책임이 있습니다. 취재라인이 한정된 탓에 다각도로 확인이 어렵다고 변명할 수도 있겠지만 이번에는 스스로 생각해 봐도 좀 심했던 것 같습니다. 한 선배 기자는 M&A 관련기사 보도의 어려움과 관련해, "M&A의 기본은 PR(홍보) 담당자를 정한 다음 이 사람을 아예 매각과정에서 배제시킴으로써 보안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뉴브리지는 이번 제일은행 매각을 이같은 원칙에 충실해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저도 이번 제일은행 매각관련 오보를 '확인취재, 사실보도'라는 기본을 다시 돌아보는 계기로 삼을 생각입니다. 거듭된 오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