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과열은 기우vs속도조절

[내일의 전략]과열은 기우vs속도조절

윤선희 기자
2005.03.02 18:03

[내일의 전략]과열은 기우vs속도조절

'오를 만큼 올랐으니 차익을 실현해야 하나, 아니면 계속 보유하고 있어야 할까'

종합주가지수가 1000선을 넘고 코스닥지수가 500선을 넘나들자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과거 종합지수가 1000선을 찍고 1주일 만에 급락했던 경험을 기억하는 투자자라면 당연히 차익실현 욕구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미 일부 주식형펀드 투자자들이 환매를 신청했으며 상승 초기 국면에 진입한 개인들 중에서도 차익을 실현한 투자자들이 적지 않다.

종합지수 1000 돌파를 지켜보던 후발주자들이 뒤늦게 주식투자에 뛰어 들어 지수하락을 방어하고 있지만 이들을 바라보는 시각도 그리 달갑지는 않다. 지금 시장에선 과열인가, 아닌가 또는 꼭지인가 아닌가에 대한 논쟁이 뜨겁기 때문이다.

과열은 무슨..중국 효과 믿어봐

2일 증권가에 따르면 증시전문가들은 잠시 쉬어갈지라도 '더 간다'에 몰표를 주고 있다. 경기 회복 기대감을 높여주는 긍정적인 신호가 늘어나고 있는데다 여전히 국내 증시는 저평가 국면에 머물고 있고 아직도 더 오를 만한 종목들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강성모 동원증권 팀장은 "지난 99년 고점 때보다 주가가 낮은 종목들이 절반 이상"이라며 "강세장을 믿는다면 지금이라도 매수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증시가 추가로 상승할 수 있는 이유로 중국 효과를 꼽았다. 중국이 전세계 증시와 경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국내 증시도 반사효과를 이어가지 않을 수 없다는 것.

이 때문에 지금까지 덜 오른 저평가주와 많이 오른 중국관련주 중에서 어느 종목 투자를 권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그는 "중국효과로 대변되는 철강 석유화학 등의 중국관련주 투자를 권한다"고도 했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이익모멘텀과 가격메리트 측면에서 수혜가 기대되는 IT주와 금융주를 중심으로 분할매수하는 전략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가는 장은 맞는데 속도조절이 필요하다

지수 1000 돌파로 꽃가루를 날리는 사이에 증시 안팎의 악재는 더 늘었다. 유가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DDR 제품 가격은 3달러선을 밑돌았다. 2일 오전 대만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주력인 256메가(32Mx8) DDR 400의 평균 가격은 2.83달러로 전일대비 0.17% 강보합세를 보였다.

또 지난 1월 산업생산이 지난해 2월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경기 회복 신호가 속속 나타나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경기회복을 확신하기엔 이른감이 있다. 아울러 유가 및 원/달러 환율 하락 등의 악재 부담이 있는 만큼 수급만으로 계속 가기엔 어려워보인다는 진단이다. 기업들의 연간 실적도 지난해 워낙 호조를 보였기 때문에 전년에 비해 증가세를 보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익재 CJ투자증권 센터장은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높아 지수 상단은 매우 높아져 있지만 시장 상황은 생각했던 것보다 과열돼 있는 것 같다"며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전히 경기회복을 확신하기는 어렵고 유가 D램 가격 원/달러 환율 하락 등의 악재 요인들을 모두 무시하고 수급만으로 가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의 소득과 소비가 전반적으로 강하지 않는 등 글로벌 경기가 상향흐름은 아니라는 점에서 국내 보다는 미국등 글로벌 경기상황을 신중하게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또 시장 상황이 중국 중심의 수출주에서 내수 회복이 바닥에서 올라오는 모멘텀 중심으로 변화되고 있는 만큼 수익률 측면에서도 덜 오른 내수주에 대한 투자를 권했다.

PR 매도, 자연스런 숨고르기 유도

거래소 증시가 외국인과 개인의 '사자'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 매물에 눌려 소폭 후퇴했다. 차익거래와 비차익거래가 각각 1698억원, 1946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인덱스펀드의 스위칭과 투신권의 주식형펀드의 환매 탓이다. 프로그램 매도로 인해 매수차익잔고는 3000억원 미만으로 낮아져 매수 여력이 확보됐지만 인덱스펀드 스위칭 물량이 추가로 출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다만 이날 시장 흐름에서 긍정적인 것은 개인 자금이 2397억원 유입되며 중소형주 중심으로 활발한 거래가 이뤄졌다는 점이다.

거래소시장 거래량이 7억주를 넘어 1년여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거래대금은 4조6100억원을 넘어 지난 2002년 4월22일 5조2483억원 이후 가장 많았다.

지수는 조정을 받았지만 상승한 종목들이 하락 종목보다 많았다. 상승 종목수는 상한가 21개를 포함한 463개에 달했지만 하락한 종목은 310개였다. 투자자들의 기대치가 높다는 것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증시 활황 덕에 증권주들이 질주했다. 한양증권 한화증권 SK증권 등 증권주들이 일제히 52주 신고가를 다시 세웠다. 반면 대표적인 철강주인 포스코는 외국인의 매도로 3.6% 조정을 받았다.

권혁준 서울증권 연구원은 "시장 변동성은 크게 확대됐지만 본격적인 조정에 돌입했다고 보기는 어렵고, 자연스런 숨고르기 정도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1000포인트를 놓고 치열한 매매공방이 예상되지만 프로그램 매물을 제외하고는 적극적인 매도세력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며 "수급상 불안정성은 심화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주식투자=과학+예술+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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