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조정 어디까지 가나

[오늘의 포인트]조정 어디까지 가나

권성희 기자
2005.03.24 11:56

[오늘의 포인트]조정 어디까지 가나

"한국 증시를 바라보는 2가지 의견이 있습니다. 한국 시장은 전세계 시장의 한 부분으로 글로벌 모멘텀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의견과 한국 증시는 밸류에이션이 낮은데다 국내 자금이 풍부해 매력적이란 의견입니다. 지금은 환율과 유가 상승, 미국 인플레이션 압력 고조 등과 관련한 영향을 좀 지켜보자는 입장인 것 같습니다."(안승원 UBS증권 서울지점 전무)

증시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종합지수는 1022 고점에서 960대까지 내려왔다. 외국인은 16일째 순매도다. 24일에는 오전에 벌써 외국인 순매도가 1000억원을 넘어섰다. 외국인 매도에도 불구하고 그간 많이 떨어졌다는 인식과 1000억원이 넘는 프로그램 매수로 시장이 급락을 면하고 있다. 연기금 등 일부 기관과 개인도 매수로 맞서고 있다.

조정이 어디까지 이어질 것인가가 최대 관심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이로인한 글로벌 유동성 축소로 이머징마켓에서 외국인 자금이 이탈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 그러나 여전히 국내 매니저들은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편이다.

되돌아 보면 지난해 4월 중국발 쇼크와 이로인한 외국인의 공격적 매도, 결과적인 주가 폭락은 매력적인 매수 기회였다. 이번 조정도 '팔아야할 하락'이 아닌 '사야할 조정'일 가능성이 많다는 의견이다.

지난해말까지 시장을 보수적으로 봤다가 올들어 국내 증시의 수급 변화로 인한 리레이팅(재평가)와 하방 경직성은 인정한다고 밝힌 한 투신사의 펀드매니저는 "당분간 상승 모멘텀도 없지만 여기서 더 떨어질만한 리스크도 크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기술적으로 보면 963 혹은 945 정도가 1차 지지선이고 더 떨어지면 900초반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지만 950 전후에서 안정을 찾을 가능성이 더 높아보인다는 의견이다. 일단 지난해말 825에서 1025까지 오른데 따른 38.2% 되돌림(피보나치 수열에 따른 기술적 분석)은 963 정도다. 또 60일선은 945에 걸쳐져 있다.

따라서 1차 지지선은 945~960 사이로 보인다. 이를 지지하지 못한다면 2차 지지선은 120일선인 902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락 후 반등이 약하다면 900초반까지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 매니저는 "최근 20일선과 60일선의 괴리가 확대돼 조정은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개인적으로는 960 정도에서 지지를 받고 1~2개월 횡보하는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도 8월초 725 저점에서 10월초 880까지 오른 뒤 3개월가량 횡보하다 지난해말부터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이 매니저는 "경기나 IT 업황이나 기대만큼 빠르게 회복되지는 않아 당분간 상승하기는 어렵겠지만 국내 수급상 자금이 계속 들어오고 있어 과거처럼 1000에서 700으로 급락하거나 하는 일은 없이 많이 떨어져도 900초반은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와 관련해서는 내수가 의미 있는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다고 아직 확신하기 어렵다는 점이 문제다. 또 IT 경기도 바닥을 찍은게 아니라 바닥을 확인하러 내려가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당분간 주도주로 부상하기가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다. 이 매니저는 올해 하반기나 돼야 IT 경기 바닥이 확인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국내 수급의 경우 지난해 가을부터 적립식 펀드를 중심으로 개인 자금은 유입됐지만 기관은 주가가 오르면서 환매해왔다. 환매된 기관의 자금은 별달리 갈 곳이 없어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주식시장에 유입될 것이란게 이 매니저의 의견이다. 또 적립식 펀드도 자유 적립식이 많아 최근 투자자들은 주가가 떨어지면 자금을 더 많이 투입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주가에 하방경직성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매니저는 "한두달간 900~1000 사이에서 기간 조정을 거칠 것으로 예상하는데 개인적으로는 940을 깨고 내려가진 않을 것으로 본다"며 "문제는 그 이후인데 4~5월 후에 내수가 회복되는 신호가 나타나야 시장이 다시 위로 방향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일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이 수준에서 가격 조정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따른 증시 충격을 우려하는 의견이 많지만 올들어 소버린이 산 것을 제외하면 외국인은 사실상 순매도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국내에 청산될 캐리 트레이드가 많은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코멘트가 좀 강화됐지만 금리의 점진적 인상과 경기의 완만한 회복이라는 큰 틀은 변함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떨어질 때 매수해야 한다는 의견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또 가격 조정은 950 정도에서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기업 이익은 더 나빠지기보다는 소폭 개선되는 쪽으로 가고 있어 1분기 실적 발표 전후, 즉 4월초중반 전후로 주가도 돌아설 것으로 예상한다"며 "경기도 고점에서 꺾이는게 아니라 바닥에서 살아나려고 하는 시점이므로 주식에 대한 관심을 높여야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볼 때 증시가 올라야하는 폭은 많이 남은 것으로 본다는 의견이다.

한 외국계 투신사 임원도 "외국인은 좀더 차익 실현을 할 것으로 보지만 시장을 좋게 본다"며 "주가가 좀 떨어지면 4월쯤 사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임원은 "고점에서 5% 정도 떨어진 것인데 상승 추세에서 손바뀜이 일어나면서 5~8%가량 조정은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외국인은 원화 강세(달러화 약세)가 일단 마무리된 것으로 판단, 환차익 관점에서 어느 정도 매물을 더 내놓을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번주 금요일 부활절로 인한 휴장을 감안해 미리 포지션을 정리해두는 투자자도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외인 매도에 대한 두려움으로 국내 수급상 '사자'가 사라져버린다면 가격 조정은 더 이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상당수 펀드매니저들은 수익률을 고민하면서도 팔아야할 조정은 아니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금융기관들의 3월말 결산으로 인한 차익 실현도 주가 조정의 폭을 깊게하는 한 원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3월 결산이 지나고 1분기 실적이 나올 때까지 흔들릴 수는 있으나 4월 이후 상승세 복귀에 대한 기대도 높은 편이다.작년 4월의 악몽이 되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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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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