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아직 조정 끝나지 않았다"

[오늘의 포인트]"아직 조정 끝나지 않았다"

권성희 기자
2005.03.25 11:34

[오늘의 포인트]"아직 조정 끝나지 않았다"

반등이 나오고 있지만 힘은 약하다. 예상했던 것보다 조정은 컸고 반등의 강도도 약하다. 950에서 단기 바닥 형성에 대한 기대는 높지만 반등의 강도를 보고 대응해야 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입장이 많다. 최근 전기전자(IT)주의 반등 시도가 종합지수 강세로 연결되고 있지만 IT주의 상승이 이어질 수 있을지 의문이 많다.

오종문 마이더스에셋 상무는 "어제(24일) 그제(23일) IT주가 좀 올랐는데 별로 강하게 오르지 못했다"며 "최근 시세를 감안했을 때 IT주 영향력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보여 IT주가 움직였다고 바닥을 확신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최근 증시가 오를 때도 삼성전자는 가만히 있고 포스코나 조선주 등이 상승하며 지수를 끌어올렸고 이번에 떨어질 때도 삼성전자가 반등을 시도하는 가운데 포스코나 조선주 등 다른 종목, 업종이 지수를 끌어내렸다는 지적이다.

오 상무는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빠져서 좀 조심스럽다"며 "어제 저점에서 반등하는데 강도를 점검해서 별 볼 일이 없으면 시간이 좀더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지금 '공격 앞으로'하고 나서기는 부담스럽다"고 밝혔다.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이사는 "900 중반에서 반등하고 있는데 하락세는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5월초에 또 한 차례의 미국 금리 인상이 예상되고 있는 만큼 조정이 마무리됐다고 말하기 어려우며 2분기에는 900 초반까지 하락을 염두에 둬야할 것이라는 다소 보수적인 견해다.

이 이사는 "삼성전자가 일봉상 반등을 시도하는데다 포스코도 일봉상 저점을 만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전체적인 반등이 나왔다"며 "삼성전자의 이동평균선을 보면 20일선은 내려가고 있고 60일선은 올라가고 있는데 20일선이 하락 반전한다면 전체 증시도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외인 매도, 장기 자금 움직임이 문제

무엇보다 수급상 조정을 유발한 외국인 매도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외국인은 25일 현재 17일 연속 순매도 중이다. 오늘 매도 강도는 약해졌지만 미국 증시가 25일 성금요일로 휴장한데 따라 휴가간 투자자들이 많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이 이사는 "현재로선 조정의 폭과 기간은 외국인 매도 강도가 쥐고 있다"고 지적했다.

2003년 4월 이후 외국인은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에서 총 2000억달러를 순매수했고 국내에서는 약 290억달러(29조원)을 순매수했다. 이 자금 중에는 아시아의 성장 동력을 보고 들어온 장기 자금도 있고 미국 금리 하락을 틈타 돈을 빌려 투자했거나 달러화 약세를 노린 단기 자금도 있다.

이 이사에 따르면 2003년 4월에 들어온 자금 중 버진 아일랜드와 케이먼 등 조세 회피지역에 있는 헤지펀드 자금은 약 2%가량 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재미있는 사실은 올해들어 헤지펀드가 가장 많은 버진 아일랜드와 케이먼 쪽 자금의 매매비중이 외국인 매매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과거의 5%에서 15%로 높아졌다는 점.

이 이사는 "헤지펀드들이 올들어 사고 팔고를 매우 빠르게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3월 자료가 나와보면 이 헤지펀드들이 국내에서 빠져나갔는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황상 달러 케리 트레이드를 하는 헤지펀드 자금들의 이탈은 일단락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외국인 장기 자금들의 움직임이다. 글로벌 펀드의 흐름을 조사하는 이머징마켓포트폴리오닷컴에 따르면 이번주에 아시아, 신흥유럽, 남미 등에 투자하는 4개의 신흥시장 펀드가 7주일만에 순유출을 기록했다.

이 이사는 "장기 자금은 주가가 떨어지면 후행적으로 환매를 하는 경향이 있고 펀드에 환매 요청이 들어오면 주식을 팔아야 한다"며 "이번주 7주만에 처음으로 신흥시장 펀드에 환매가 들어온 것으로 보이는데 이 환매로 인한 장기 자금들의 매도 강도가 조정의 폭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이사는 장기 자금들의 환매, 즉 매도가 올 5~6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 이사는 "아시아 성장 동력에 대한 믿음이 계속되는한 장기 자금의 이탈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강도는 섣불리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쉽게 오르는 장세는 끝났다

외국인 자금의 '팔자'가 일단락된 후 7~8월에는 본격적인 펀더멘털에 대한 고민이 시작될 것으로 이 이사는 예상했다. 이 이사는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는데 7~8월이 되면 경기에 대해 판단을 하게 될 것"이라며 "금리 인상으로 미국 소비가 좀 둔화돼도 아시아 내수가 성장, 이를 상쇄해주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이 이사는 "만약 세계 경기가 실망스럽다면 증시는 횡보하거나 조금 더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점을 모두 감안할 때 섣불리 증시가 조정을 마무리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견해다.

박효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위원은 "하락이 진정은 됐는데 강도가 약해 좀 지켜봐야 한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개인적으로 상승 추세는 유효하다고 보기 때문에 기관들이 자금을 집행하거나 개인이 펀드에 가입할 경우 오늘이 적기라고 본다"고 말했다.

박 연구위원은 그러나 "시장의 틀이 바뀐 것은 인정해야 한다"며 "무차별적으로 시장 전체가 쉽게 오르던 장세는 끝났고 이제부터 종목별 차별화가 심화되면서 진검승부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쉽게 오르는 장세가 끝났다는데는 최준철 VIP투자자문 대표도 동의했다. 최 대표는 "저평가돼 있어서 싼 맛에 샀던 주식은 모두 팔고 성장성이 있거나 배당을 많이 주거나 해서 오래 보유할만한 종목만 갖고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자산가치가 높은데 주가가 쌌다거나 하는 식으로 싸서 올랐던 종목들은 더 이상 오르기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현금 비중을 높여놓고 인구구조 변화 등 큰 틀을 고민하는 가운데 종목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채원 동원증권 자산운용본부 상무도 "지금은 행동을 취할 때가 아니라 지켜봐야할 때라고 생각한다"며 "아직 시장이 어느 쪽으로 방향을 잡아갈지 불확실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 상무 역시 현금 비중을 높여놓고 종목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가 회복된다고 해도 주가란 선행성이 있어 회복에 앞서 오르는 것이지 막상 회복되면 지지부진할 수도 있다"며 "종목별 대응이 바람직해 보인다"는 의견이다. 이 상무는 싼 주식들이 많이 올랐다며 싼 주식을 찾는데서 벗어나 저성장 국면에서 성장성을 보유한 종목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외인, 언제까지 얼마나 팔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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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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