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좀더 기다려보자"
큰 폭 반등이 나오고 있지만 지속될 것이라고 믿기는 어렵다. 가격 수준으로는 바닥권이란 인식이 많지만 치고 올라가기엔 수급상으로나 펀더멘털상으로나 부족해 보인다. 미국 증시가 급등했음에도 유가증권시장(옛 거래소시장)에서 외국인 매도는 계속되고 있다.
개인과 기관이 매수하고 있지만 적극적 '사자'는 아니다. 거래대금도 오전에 1조원 가량으로 크게 저조하다. 전날(30일)과 마찬가지로 거래대금이 2조원을 밑돌 가능성이 높다. 유가증권시장의 거래대금은 3월25일에 2조원을 밑돌더니 2조원대 근방에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단기적으로 모멘텀이 없는데다 외국인이 연일 순매도하는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매수할만한 소신은 없는 상황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종합지수가 60일선에서 지지를 확인하고 반등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60일선을 계속 지지할 것인지, 아니면 깨고 내려갈 것인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이날(31일) 반등의 힘에 대해 확신이 없다는 얘기다.
오 연구위원은 "최상의 시나리오를 가정하자면 60일선(951)과 20일선(986) 사이에서 기간 조정을 거치는 것이지만 안 좋게 보면 60일선 지지가 무산되면서 또 한차례의 지수 레벨 다운도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60일선이 무너지면 실망 매물에 기관들의 손절매 물량이 나오면서 920~930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종합지수가 고점인 1020에서 920로 내려앉으면 15%가량 하락한 종목이 속출하면서 기관의 손절매가 나와 추가 하락할 수도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인 셈. 오 연구위원은 그러나 "일단은 20일선과 60일선 사이에서 시간을 벌면서 실적 발표를 기다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방향성은 실적을 확인한 후에 결정될 것이란 의견이다.
1분기 실적은 이미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실적 수치 자체보다는 실적에 대한 투자자들의 해석이 더 중요하다. 실적에 대해 예상했던 수준대로 나쁘다는 반응이면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오히려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겠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더 나쁘다는 반응이 나오면 추가 하락을 가정해야 한다. 오 연구위원은 "업종별로 실적에 대한 투자자 반응이 혼재되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무엇보다도 전기전자(IT)와 자동차가 중요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종합지수가 1000을 돌파하면서 낙관론이 팽배할 때 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실망스러울 것이라며 신중론을 고수했던 권호진 BNP파리바투신 상무는 "아직도 아주 강하게 보진 않지만 1~2개월 전보다는 좀더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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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상무는 "투자자들의 경기 회복 기대감이 높지만 실제 수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이 기대치와 실제 경기 상황과의 괴리가 최근 상당 부분 줄은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도 조정을 받고 해서 환경 자체는 오히려 좀 호의적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런 생각 때문에 이번에 주가가 조정을 받을 때 주식 편입 비중도 85%에서 90%로 상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주식시장에 대해 적극적인 비중확대 입장은 아니다. 결국 주가를 끌고 가는 것은 펀더멘털이라고 생각하는데 펀더멘털에 대한 확신이 강하지 않기 때문이다.
권 상무는 "경기가 강하게 끌어올려지려면 기업들의 설비 투자가 늘어야 하는데 아직까지 설비투자가 추세적으로 늘어나는지 확인이 안 되고 있다"며 "이 때문에 경기가 급격히 회복되긴 어렵고 점진적으로 나아지는 정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런 관점에서 환율 영향이 있는 종목에는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환율 타격을 받지 않는 종목에 대해서는 조정 받을 때 매수로 대응했다고 밝혔다.
시장 전체적으로 공격적으로 '매수'로 대응할 때가 아니라 종목별 저가 매수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김기환 플러스자산운용 대표도 "가격 수준에서는 바닥권이라고 생각하지만 바로 돌아서긴 어렵다고 본다"며 추격해서 매매할 때가 아니라 관망하면서 종목별로 대응할 때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 대표는 "미국 시장이 전날 그렇게 올랐는데도 외국인이 안 사는 것을 보면 당분간 외국인 매수는 기대할게 없다"고 말했다. "미국이 계속 금리를 올리고 있다는 점이나 중국의 위안화 평가 절상이 전망되고 있어 중국 경제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점, 최근 환율 움직임 등을 감안할 때 글로벌 자금이 미국으로 환류되어 가는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시간을 보내면서 수급을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 자금도 적립식 펀드 형식으로 과거에 비해 꾸준히 들어오긴 하지만 시장을 끌어올릴 정도로 적극적으로 강하게 들어오진 않고 있다. 주식시장 전망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하는데 최근 다소 투자심리가 보수적으로 바뀌면서 자금 유입 규모도 다소 주춤해졌다.
최근 펀드매니저들과 전화 통화할 때 마지막에 꼭 돌아오는 질문이 "다른 사람들은 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느냐"는 것이다. 그만큼 시장 방향성에 확신이 없음을 방증한다. 반등은 나오지만 아직 믿기는 어렵다는 견해가 많다. 주가는 바닥권이라고 여겨지지만 기업 실적과 손절매에 따라 추가 하락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는 의견도 늘고 있다.
그러나 신중론이 늘어날 때가 오히려 소신 매수하기엔 더 좋은 환경이다. 주가가 추가 하락, 더 싸게 살 기회가 있을 수도 있지만 시장이란 마음 먹은대로 되지 않는다. 1분기 실적을 확인하고 움직이자는 투자자들이 많다. 좋은 기업인데 밸류에이션이 싸졌다면 미리 매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도 좋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