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엔화스왑예금 과세의 본질
"국가기관이 금융산업의 기반을 흐트려 버리는 것이다."
최근 국세청의 엔화스왑예금의 선물환 차익을 이자소득으로 간주, 과세키로 결정한데 대한 은행계 관계자의 말이다 과장되게 들릴 수 있지만 이번 사건의 과정과 그 파장을 고려할 때 은행들의 단순한 호들갑으로만 치부할 수는 없을 듯 싶다.
세원을 찾아내 과세하는 것은 국세청의 당연한 업무다. 따라서 과세의 타당성을 지적할 생각은 없다. 선물환차익을 이자소득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게 은행권의 한목소리지만 이 문제는 법적으로 해결하면 된다. 다만 국세청이 과세를 결정까지의 보여준 과정은 '금융산업의 기반을 흐트려 놓았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 같다.
은행권에서 엔화스왑예금을 판매하기 시작한 것은 2002년 하반기부터이다. 하지만 과세결정이 내려진 것은 지난 17일. 2002년부터 판매한 상품에 대한 과세 결정이 약 3년이 지난 시점에 내려진 것이다. 게다가 2003년 은행이 국세청 인터넷 상담센터를 통해 이 상품이 과세대상이 되는지 여부를 질의했었지만 국세청은 당시 과세대상이 아니라고 답변했었다. 하지만 국세청은 이달초 인터넷 답변은 법적효력이 없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함으로써 은행들이 갖고 있는 답변 내용을 단칼에 무용지물로 만들었다.
과세당국의 이번 결정으로 은행과 고객들은 엄청난 혼란을 겪고 있다. 한 시중은행 PB는 "이 상품을 판매한 PB들은 밤잠을 못자고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객들에게 비과세 상품이라고 선전하며 팔았는데 이제와서 아니라고 번복해야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은행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세금의 많고 적음보다는 '고객과의 신뢰'이다. 신용을 먹고 사는 고객들에게 거짓말을 한 셈이 됐기 때문이다. 그것도 은행에서 가장 전문가 집단이라고 불리우는 PB들이 거짓말을 했으니 은행에 대한 고객들의 믿음에 치명적인 상처를 낸 것이다. 바로 이점이 과세당국이 금융산업의 기반을 흔들어 놨다는 비판을 받아야 할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