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기대, 허상인가 현실인가
기다리던 모멘텀은 오지 않았는데 강세는 이어졌다.
최근 2주간 국내 증시는 견조하게 상승했다. 5월 중순 910선에서 시작해 지난 주말 960선을 뛰어넘은 데 이어 30일 '한의 저항선' 60일선을 완전히 돌파하는 흐름을 보였다. 어느덧 970선이 눈앞이다.
"최근 국내 증시가 한 칸씩 상승하고 있지만 프로그램 매매의 영향이 컸다. 상승을 신뢰하기 어려우니 우선 30일 발표되는 산업활동 동향을 지켜보자. 만일 점진적인 내수회복과 견조한 수출이라는 두가지 점을 확인할 수 있다면 60일선 지지를 믿어보겠다"는 것이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였을 것이다.
이날 오전 발표된 4월 산업활동 동향은 전년 동월에 비해 3.8% 증가했고 전월비로는 1.7% 감소했다. 시장 기대치인 4.4~4.5%를 다소 밑돌았는데, 증시에서는 장초 60일선을 두고 지지냐 하회냐를 고민하는 듯 하더니 이내 지지로 상황이 굳어졌다.
지수는 전날보다 8.13포인트 오른 969.04로 마감했다. 지수 60일선을 넘어선데다 20일선(937)이 120일선(936)을 웃도는 골든크로스도 나왔다. 거래는 부진했다. 지난 주말께 2조원대로 회복되는 듯 하더니 다시 1조5000억원대다. 또 코스닥 거래대금을 넘지 못했다. 코스닥 시가총액이 거래소의 1/10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이만저만한 부진이 아니다.
산업동향 별론데 지수는 올라
4월 산업활동 동향의 겉모습은 별로였다. 게다 정부가 5% 성장률을 사실상 포기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는데도 시장은 상승했다.
곽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생산과 출하의 약세, 설비투자의 부진, 선행지수와 동행지수의 동반 하락 등 전반적인 부진을 보였다"며 "지난해 과도하게 둔화되었던 소비와 일부 심리지표의 회복을 제외하면 4월의 국내경제는 여전히 경기부진의 압력이 강하게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소비수준이 올해 1월을 저점으로 조금씩 증가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소비환경의 변화가 빠르지 않아 완만한 회복에 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춘욱 한화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산업활동 동향이 잘 나왔으면 상승세에 자신감이 붙었을텐데 부진했다"며 "1000선을 넘어서는 힘이 있을지 확신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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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김세중 동원증권 연구원은 "산업활동 동향은 지나간 지표라 큰 의미가 없다"며 "이보다는 5월 수출이 좋아질지 여부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4월의 산업활동 동향 부진은 수출증가세 둔화에 기인했는데, 다음달 1일 발표되는 수출입동향(20일 기준 5월 수출 증가율 16.9%)이 긍정적이라면 5월의 산업활동 동향 역시 개선될 것이며, 이는 '상승할 꺼리를 찾고 있는' 시장에 모멘텀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이와 관련, 이성권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5월 수출 증가세가 지난달 7.7%에서 5월 15%로 높아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4월 산업활동 동향이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1000선까진 못가도 상승은 지속
이날 증시가 4월 산업활동 동향과 무관하게 상승한 것을 두고 수급의 힘을 치하하는 의견도 있다. 지수 하락이 910선에서 그친 것은 연기금과 투신 등 기관의 매수세가 알게 모르게 유입됐다는 것.
김 연구원은 "하락과정에서 국내 수급이 견조히 받쳐주면서 기술적으로도 굉장히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990선까지의 상승은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한화증권의 홍 팀장 역시 "분위기는 좋다"며 980선까지는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달 안에 못 사면 살 기회 없다?
한 투자자문사의 전략가는 "중기 이동평균선인 60일선이 있는 자리를 뛰어넘기가 매우 어려웠는데 오늘 돌파하고 마감했다"며 "한번 더 60일선 지지에 대해 탐색을 할 가능성은 있지만 상승추세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5월 수출과 내수회복 조짐에 기대를 걸었다. 4월 산업활동 동향에서 사무회계용 기기 판매가 늘어났고 의복 판매도 증가, 소비회복이 가시화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 전략가는 특히 "수출 동향 발표 전인 오늘과 내일 아니면 더이상 주식을 살 기회가 없다"며 "한국관련 펀드에 유입되고 있는 자금이 집행되기 시작하면 시장은 빠르게 상승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펀더멘털은 그저그랬는데 지수는 970선을 바라보고 있다. 수급은 견조하다는데 거래는 바닥이다. 수출 증가가 기대되지만 적극적인 내수회복 신호는 찾기 어렵다. 믿고 따라가느냐 마느냐 그것이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