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교육·의료도 '명품' 있어야

[시평]교육·의료도 '명품' 있어야

윤창현 명지대 무역학과 교수
2005.06.09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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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교육·의료도 '명품' 있어야

최근 웰빙바람이 불면서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이 변하고 있다. 먹을 것 입을 것 하나하나에서 되도록 제대로 된 것, 품질이 우수한 것, 건강에 좋은 것을 쓰겠다는 욕구가 실현된 결과 나타난 현상이다.

경제발전 초기에는 수량이 부족하여 품질에 상관없이 소비 자체가 가능하냐가 중요한 조건이 되지만 경제가 발전하여 국민소득이 1만4000달러에 달하는 지금 소비대상의 양보다는 질적 측면이 부각되면서 취향이 까다로와지고 있다.

농업만 해도 그렇다. 과거에는 쌀이 공급만 되면 감지덕지였는데 이제 소비는 줄고 농약 사용량 여부를 따지면서 소비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과거에는 사치품이라 불렸던 물건들이 이제는 명품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곁에 다가서고 있다.

그런데 이처럼 명품에 대한 소비욕구가 강해지고 이에 대한 공급도 증가하는 와중에서 유독 명품에 대한 공급이 시대와는 상관없이 외면당하면서 예나 지금이나 비슷한 수준의 제품만이 공급되는 분야가 있으니 바로 교육과 의료분야이다.

 

국민소득은 증가하고 질적 요구는 높아지고 있는데 우리의 공교육은 아직도 제자리 걸음이다. 아니 오히려 쇠퇴하는 느낌 마저 든다. 평준화 30년의 부작용이 극에 달했는데도 한 교실에 0점에서 100점까지의 학생을 모두 한꺼번에 모아 놓고 대량 생산하듯 교육을 하는 풍토는 요지부동이다.

이러니 명품교육이 이루어질 리 만무하다. 대부분의 가계가 엄청난 비용을 들여 사교육을 시키고 사교육을 받을 수 있는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의 간격은 더욱 벌어지고 있다. 웰빙, 명품 교육은 커녕 교육의 질이 자꾸 개악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결국 소비자들은 사교육으로 부족한 부분을 메우다 못해 이제는 명품에 대한 욕구를 해외유학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 엄마가 자녀를 데리고 출국한 채 아빠들은 혼자서 학비를 대며 국내에 체류하는 이른바 '한총련' 곧 '한시적 총각들의 연합회'는 이러한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2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기러기 아빠들의 처절한 모습과 이러한 해외교육을 위해 유출되는 외화는 결국 국내에서 명품이 공급되지 못하는 바람에 발생하는 가족파괴의 현주소를 그대로 드러내 주고 있다.

의료는 어떠한가. 연간 1만2000여명으로 추산되는 해외의료를 받는 환자들 또한 명품의료가 제공되지 못하는 데 따른 문제를 보여주고 있다. 한국 의사들의 수술 기술은 대단히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황우석 교수의 발표에서도 등장하였듯이 우리가 사용하는 젓가락, 그중에서도 거칠거칠한 나무젓가락이 아닌 매끈매끈한 쇠젓가락을 사용하는 덕분에 우리의 손끝은 어렸을 적부터 상당히 예민하게 발달하고 이로 인해 세계 최고수준의 실험과 수술이 가능할 정도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

문제는 의료법인이 영리법인이 될 수 없다 보니 상당한 제약이 따르고 국민건강보험의 독점적 지위로 인해 평준화된 의료 서비스가 명품 서비스의 제공을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경제특구에 설립하는 병원의 법인형태에 대해 전향적인 논의가 진행되고는 있지만 이제 과거의 제약들을 모두 완화하여 보다 업그레이드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체제를 획기적으로 혁신해야 한다. 물론 저소득층이나 노년층에 대한 특별한 사회의료부문은 국가 주도하에 더욱 키워서 기초의료 부문과 명품의료 부문 모두 질 높은 의료가 가능하도록 조치해야 한다.

먹고 입는 것은 명품화하는데 의료와 교육의 명품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다 보니 여러 가지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이제 사고를 바꾸어야 할 때이다. 지나친 평등적 시각보다는 질적으로 다양한 제품이 수요에 맞추어 공급되고 소화되어야 한다는 시장주의적 발상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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