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자사주+그린스펀 vs 금요일 효과
증시에 노란불이 켜졌다. 종합주가지수는 1000, 코스닥지수는 500 돌파를 눈앞에 두고 성급한 기대보다는 확인할 것은 다시 다져보자는 시각이 많아지고 있다. 단기적으로 많이 올라 차익·경계매물이 나오는 상황에서 호재가 강하게 반영되지 않고 있는 탓이다.
미국 증시가 ‘그린스펀 효과’로 상승했고 일본과 대만 증시도 강하게 반등했지만, 한국 증시는 상대적으로 약세를 나타냈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이라는 대형 호재에도 불구하고 종합주가지수는 소폭 오르는 데 그쳤으며 코스닥지수는 6일만에 소폭 하락했다.
종합주가지수 중기 골든크로스, 정배열 완성
10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3.21포인트(0.33%) 오른 990.79에 마감돼 지난 4월8일 이후 2개월여만에 990선을 회복했다. 3일 동안 상승해 20일 이동평균(957.20)이 60일 이동평균(955.46)을 상향 돌파하는 중기 골든크로스가 발생했다. 또 5일 20일 60일 120일 선이 위에서 차례로 배열되는 정배열 현상도 나타났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중기 골든크로스와 지수 정배열은 추가 상승을 위한 긍정적 신호”라며 “7월 중순까지 1050선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단기적으로 많이 올라 다음주 초반에는 조정이 예상되지만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발표로 조정폭과 기간은 그다지 크지 않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스닥종합지수는 1.52포인트(0.31%) 떨어진 486.58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장중에 492.12까지 상승했지만, 6일 연속 상승에 따른 부담감으로 차익매물이 나오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8일과 9일, 이틀 연속 거래대금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외국인 매도할 것이나 지수 안정에 기여
삼성전자는 다음주 월요일부터 3개월 동안 보통주 380만주(1조8240억원)와 우선주 30만주(960억원)를 자사주로 매입한다고 이날 공시했다. 자사주 매입 효과는 47만7000원으로 떨어지던 삼성전자 주가를 한때 49만4500원으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자사주를 사는 기간 동안 외국인이 매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오름폭은 다소 줄어들어 49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은 지수 안정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윤학 연구위원은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사는 동안은 주가가 안정돼 주가지수선물을 매도하기가 쉽지 않고 베이시스가 플러스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프로그램 매수를 유발함으로써 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외국인 등이 삼성전자 주식을 판 자금으로 다른 종목을 사는 교체매매를 할 경우, 증시 전체의 수급이 호전되면서 다른 종목들의 주가상승도 유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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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원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자사주 매입으로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매도하겠지만 IT경기가 2/4분기에 바닥을 찍고 연말로 갈수록 회복세가 뚜렷해질 것”이라며 “삼성전자 주가는 하반기에 60만원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핸드폰을 제외한 LCD와 D램 및 플래시메모리 등이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어 주가 상승의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단기적으로는 조정에 대비..재료를 좋게만 해석하려는 미국 증시
이날 새벽 나스닥지수는 0.81% 상승했다. “미국 경제가 인플레이션을 잘 억제하면서 성장하고 있어 점진적인 금리인상을 계속할 것”이라는 그린스펀 FRB 의장의 의회증언이 호재로 인식됐다. ‘금리인상’보다는 ‘경제성장’ 쪽에 비중을 둔 반응이었다. 하지만 지난 주말에 5월중 비농업 취업자수가 예상보다 훨씬 적어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있어 금리인상이 끝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주가가 올랐던 것과는 상반된 반응이었다. 거의 비슷한 상황과 재료가 다르게 해석되는 것은 그만큼 투자심리가 불확실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국내 증시의 가장 큰 고민도 바로 경기다. 경기회복이 뚜렷하지 않는 한 종합주가가 심리적 부담을 느끼게 하는 1000을 강하게 뚫고 상승하기가 여의치 않다. 적립식펀드로 자금이 유입되고 연기금이 주식을 사고 있지만, 개인들이 증시를 이탈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급도 그렇게 좋은 것만은 아니다.
김기환 플러스자산운용 사장은 “증시의 수요기반을 형성하고 있는 개인들이 줄기차게 주식을 팔고 증시를 떠나고 있는 것은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증시를 떠난 개인들의 일부는 직접 투자에서 간접투자로 전환하고 있지만 개인들의 지속적인 이탈은 결국 수급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금요일 효과>삼성전자 자사주+그린스펀 효과
전날 뜻밖의 프로그램 매수로 인한 주가 급반등에 따른 후폭풍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아쉬움은 많았다. ‘종합주가 1000-코스닥 500’이 가시권에 들어온 상태에서 대형 호재가 나왔지만, ‘금요일 효과’로 주가는 강하게 뻗지 못했다. 북한 핵문제를 논의할 ‘한미 정상회담’과 유가 상승 등의 이벤트를 앞에 놓고 주말은 마음 편하게 지내자는 심리 때문에 적극적인 주식 매수가 나오지 않았다.수수께끼
“경기를 생각하면 주식투자 할 생각이 나지 않는다”(한 투자자문회사 사장)는 말은 요즘 증시의 고민을 잘 나타내주고 있다. 지난 2월말에는 5년 만에 찾아온 ‘주가지수 1000’시대라서 큰 저항 없이 1000을 뚫었지만, 이번에는 당시 2주일 정도 버티다 900대 초반까지 밀린 기억(학습효과)이 남아 있어 경계감이 커진 상태다.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이란 호재도 힘을 발휘하지 못할 정도로 위축된 투자심리를 감안해 신중한 투자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다.'1000 코 앞인데 뭘 쌀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