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모멘텀이냐 가치냐

[오늘의 포인트]모멘텀이냐 가치냐

권성희 기자
2005.06.30 11:40

[오늘의 포인트]모멘텀이냐 가치냐

올 하반기 장에 대한 기대감은 높지만 주식 펀드매니저들은 다소 조심스럽다. 상승세가 그리 가파르지 않을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국내 수급 보강으로 인해 다운사이드(Downside) 리스크가 크진 않지만 상승 여력 자체도 그리 큰 기대를 갖고 보지는 않고 있다.

기업 실적 모멘텀이 하반기에 얼마나 강하게 돌아설 것인지에 대해 확신이 없고 내수 회복의 폭도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수급의 힘과 각 종목에 적용되는 승수(Multiple)가 높아지면서 증시가 1000까지 올랐지만 이 수준에서 추가 상승을 위해 필요한 모멘텀은 부족하다는 의견이다.

한 자산운용사 주식운용팀장은 "별 의미는 없지만 7월에는 조정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수급 보강과 기술주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만 2분기 실적 발표 때 기술주에 대해 또 한차례 실망이 있을 수 있다"며 "시가총액에서 비중이 높은 기술주가 주춤하면서 지수상 조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수상 조정일 뿐 종목별 상승세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팀장은 "유가나 기술주 실적, 환율 등에 따라 순간순간 일시적인 조정이 있겠지만 저금리 환경이 지속되면서 자산 배분의 변화라는 큰 흐름은 지속될 것"이라며 "완만하게 저점을 높이는 강세장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올 하반기 상승 주도주로는 내수 회복 수혜주면서 배당수익률도 높은 금융주와 건설주를 꼽았다. 금융주 중에서도 증권과 보험의 경우 우호적인 정부 정책의 수혜주라며 장기적인 전망도 밝다고 강조했다. 건설주의 경우 많이 오르긴 했으나 배당수익률이 5%로 정도로 여전히 매력적이기 때문에 은행예금성 자금, 안정성을 추구하는 기관 자금이 꾸준히 유입될 수 있다고 봤다.

제약업종에 대해서도 단기 급등으로 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나 신약 개발 등 임박한 호재들이 많아 장기적으로 계속 긍정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팀장은 "제약주가 오른 것을 보면 다 이유가 있다"며 "지금 당장은 밸류에이션이 높아보이지만 유한양행만 하더라도 주가수익비율(PER)이 12배 수준으로 식음료업종 재평가에 비해 비싸다고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주식운용팀장 역시 "시장이 견조할 것으로 보지만 상승 잠재력이 커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세계 경기 특히 미국 경기 상황이 그리 밝아 보이지 않고 내수 회복도 완만한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며 기업 이익도 2분기가 바닥이겠지만 3분기, 4분기 개선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란 설명.

지금까지 펀더멘털 약화 속에서 증시를 끌어올렸던 것은 자금이 유입되면서 일부 업종, 종목을 중심으로 멀티플이 확대됐기 때문인데 종합지수 1000선에서 이러한 재평가(리레이팅)가 크게 일어날 것 같지는 않다는 지적이다.

이 팀장은 "돈의 힘으로 밀어붙여야 하는데 1000선에서는 그리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반면 하락 리스크도 크지 않아 950~1050선에서 등락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기업 실적이 좋아지고 세계 경기 여건이 우호적으로 돌아서야 상승세가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또다른 투신사 주식운용팀장은 "증시 움직임은 생각보다 좋았지만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것 같아 조금 걱정이 된다"며 "7월 중순부터 실적이 나오면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미 올 하반기 실적 개선은 시장이 반영하고 있어 실적이 나오면서 오히려 조정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이 팀장은 "크게 오르지도 못하겠지만 주가가 하락하면 배당펀드 등에서 돈이 들어와 하락세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오름세는 중소형주가 계속 주도할 것으로 봤다. 대형주가 가기 위해서는 경기 모멘텀이 생겨야 하는데 지금으로선 거시 경제상에 모멘텀이 보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 팀장은 "식음료, 제약 등 중소형업종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이제는 종목으로 들어갈 것"이라며 "이 종목이 이렇게 올랐으니 저 종목도 오르겠지 하는 심리로 종목별 재평가가 일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러한 재평가 속에서 멀티플이 높아져도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이 낮기 때문에 별 무리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종합하자면 여전히 경기 모멘텀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IT 대형주가 강하게 상승세를 견인하기보다는 중소형주의 종목장세가 이어지면서 제한적인 상승세를 펼칠 것이란 정도의 전망들이다.

반면 김세중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을 기점으로 1000에 대한 경계심이 사라지고 실적 모멘텀도 2분기 실적을 기점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7월이 하반기 대세 상승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러한 시나리오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IT주와 은행주가 상승을 주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의 주가 상승은 돈의 힘으로 인한 밸류에이션 플레이 즉, 가치주의 반란이었는데 이제부터는 모멘텀이 주가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의견이다. 그는 "IT 업황 개선에 따른 IT 모멘텀과 내수 회복에 따른 은행주의 선전이 있어야 지수가 상승 탄력을 받으며 한단계 수준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수급 보강으로 인해 하락세가 제한적이라는데는 다들 공감하고 있다. 문제는 경기 및 실적 모멘텀이 생기면서 금융주와 IT주가 시장을 주도, 지수 수준이 한단계 높아질 것이냐 아니면 펀더멘털 약세가 계속되면서 지수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돈의 힘으로 인한 종목별 강세장이 이어질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 접근하는 태도와 선택하는 종목 및 업종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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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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