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만장일치의 함정
시장에 비관론자 찾기가 하늘에 별 따기이다. 모두가 한 목소리로 대세상승을 외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11일 코스피 시장에서 전날보다 3.45포인트 오른 1043.88을 기록했다. 이틀째 원/달러 환율이 하락했고 대규모 프로그램 매도가 나왔지만 시장은 아랑곳 하지 않는 분위기다. 2300억원 가량의 프로그램 매도는 3000억원이 넘는 외국인 매수가 받아냈다.
국내 투자자들은 반신반의하면서도 추가상승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아무래도 1000선 위에서의 고점 경신이 부담스럽기는 하다. 시장 관계자들은 주식형 펀드 가입세가 주춤하고 적립식 펀드 등의 환매를 고려하는 문의가 많다고 영업점 상황을 전한다. 개인은 11거래일 연속 매도가 우세하다. 이 상승을 차익실현 기회로 삼겠다는 속셈으로 보인다.
추가 상승을 낙관하는 목소리가 높다. 기술적으로 지수는 전날 볼린저 밴드 상단을 강하게 돌파한 뒤 이날도 상승했다. 외국인이 전기전자주를 중심으로 거의 연중 최고치 수준의 매수를 보였다는 점도 기대를 높인다.
봉원길 대신증권 연구원은 "오늘쯤 조정이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으나 의외로 강하게 오르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30~40포인트 정도의 조정은 일도 아니라는 컨센서스가 형성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만장일치 낙관이 가장 큰 악재
가장 문제라면 한 방향으로 흐르는 투자심리다. 봉 연구원은 "유가나 환율 등 가격변수보다 우려되는 것은 지배적인 낙관론"이라며 "지나친 낙관이 오히려 단기적인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도 "이런 강세장에서의 조정은 경기나 기업실적 등 펀더멘털적 요인에 의해서가 아니라 투자심리의 과도한 쏠림에 의해 나타나곤 한다"며 "투자자들의 심리가 한 방향으로 경도될 경우 양자간의 균형이 깨지면서 주가가 오버슈팅하고, 결국은 조정국면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만 해도 그렇다. 과거 삼성전자가 상승세를 몰아 가면서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주가가 100만원에 달하면 고점이라는 우스갯소리는 간과할 일이 아니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 목표가를 과도하게 잡은 보고서가 발간되는 시점과 삼성전자 주가의 중장기 상투 시점이 큰 시차를 두지 않고 나타났던 경험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더구나 최근 삼성전자는 연일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며 10거래일만에 49만원에서 54만원대로 뛰어올랐다. 하반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대부분 반영됐고, 따라서 오히려 이후 실적 개선에 대한 '확실한' 신호가 확인되기 전까지 상승세가 빠르게 급랭할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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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연구원은 현재 투자심리의 과열과 환율에 대한 지나친 낙관 등에서 앞서의 과도함 쏠림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미수금 잔고는 1조1965억원을 기록했다. 나흘만에 소폭 하락하긴 했는데 사상최고치인 지난 2002년 4월의 1조3028억원과 비교할 때 결코 적은 수치가 아니다. 올해 최저점인 5월6일의 6043억원에 비해서는 두 배 이상 늘었다.
김 연구원은 "5월6일 이후 실질고객예탁금이 3조원 이상 감소, 실질적인 유동성이 줄어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수금이 늘고 있다"며 "이는 제한된 자금의 손바뀜이 활발히 나타나면서 주가가 급등한 종목이 있을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 장세에서 중형주와 대형주 어느쪽이 더 오르고 덜 오른다고 말하긴 어렵겠지만 최소한 중형주에 대해 전술적 차익실현을 고려할 만한 시점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원/달러 환율에 대해서도 현 시장이 달러 강세를 용인할 수 있을까와 기조적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한번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달러 강세 기조가 해외자본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국내 증시에 정말 긍정적 영향만을 미칠까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달러강세가 가져올 유동성(글로벌 포트폴리오 재조정) 변화를 간과하지 말라는 설명이다.
외인, 우리가 모르는 뭔가 있나
지금 사야 할 주식이 무엇이냐에 대해서 한번 질문해 봤다. 박경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환율 하락에도 외국인이 아랑곳하지 않고 매수했다"며 "최근 이들이 매수한 종목을 보면CJ등 내수주는 단기 급등과 원/달러 환율 상승 부담으로 비중을 줄이는 반면, 현대차와 삼성전자 등 수출주의 비중을 높여 교체매매에 나서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화학업종을 매도하고 금융주를 중심으로 매기를 이전하고 있는 점도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국내 증시의 가장 큰 호재는 국내 수급이 튼튼하다는 점인데, 이 역시 외국인 매수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된다"며 "당분간은 외국인이 사는 대형주와 수출주가 유리하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대신증권의 봉 연구원은 "외국인은 2분기 실적에 크게 개의치 않고 있다"며 "최근 달러화 강세나 2분기부터 나타난 패널가격 상향 등 가격변수에서 개선세를 확인하고 하반기에 베팅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봉 연구원은 "지금 살 주식이 대형주나 아니냐를 판단하기 보다는 좋은 주식들을 일정량 조금씩 매수하는 것이 좋겠다"며 "적립식 펀드가 주식을 매수하듯 가격에 크게 구애받지 말고 규칙적으로 매수하라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물론 주가가 1000선을 돌파했으나 추가로 상승, 사상최고치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제에서다.직접 투자자 담담, 간접투자자 기다려보자
박석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금 상황에서 조정도 어느정도 필요하다"며 "오늘 장중 고점이 1051이었는데, 지난 2000년 1월 고점이 1060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추가적으로 상승폭이 커질 경우 경계 매물이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가 수준에 집착하기 보다는 하반기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에 관심을 두는 것이 좋겠다"고 덧붙였다.주식투자 성공은 학력순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