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Hynix·삼성電...지수'1000'
종합주가지수가 5일만에 소폭 조정을 받았다. 장마감 30분여를 남겨두고 2포인트 가량 (0.22%) 내렸는데 삼성전자가 0.91% 하락한 것에 비해서는 견조한 상승세였다. 너무 올라 걱정이던 차에 소폭 숨고르기라 차라리 안심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지수가 1000선을 넘어서 전고점인 1066마저 돌파했던 이번주, 증시에서는 몇 가지 굵직한 기업이슈가 있었다. 먼저하이닉스가 워크아웃(기업 구조조정)을 예상보다 1년 반 먼저 조기졸업했다. 이어 며칠 상관으로 유럽 최대 반도체 제조사인 ST마이크로가 주식 맞교환을 제시하면서 주가가 2만2250원까지 오르는 강세를 보였다.
하이닉스는 이년 여 전까지만 해도 국내 증시의 천덕꾸러기였다. 한때 삼성전자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국내 반도체 산업의 대표 주자였지만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주가는 2003년 3월 125원까지 급락했다. 기업 퇴출의 위기에까지 처하며 데이트레이더들의 주 표적이 되는 수모를 겪었다. 그러나 21대1의 감자후 주가가 회복세를 타더니 1만원을 넘어 2만원 위로 상승했다. 이 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은행들의 수혜가 거론될 정도다.
다음으로는삼성전자의 신용등급 상향조정.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는 삼성전자의 외화표시 장기채권 신용등급을 종전 A3에서 A1으로 올렸다. 이는 한국 신용등급인 A3보다 두단계 높은 것이자 인텔과 IBM등 글로벌 기업들과 같은 신용등급을 받게 된 것이다. 이와 함께 POSCO와 SK텔레콤 등의 신용등급도 A2로 상향 조정됐다.
기간이나 기준에 따라 다소의 차이는 있으나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PER은 8배 수준으로 인텔의 PER 14배에 비해 훨씬 낮다. 매출이나 이익 규모가 인텔을 앞지렀음에도 밸류에이션은 인텔에 비해 제 값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
주가지수 1000선 위에서 들려온 기쁜 소식이었다. 지수 1000선 안착과 그 이상의 상승세를 기대하는 사람이라면 이처럼 기업 내용이 튼실해졌다는 사실에 기대를 걸 만 하다. 더구나 지금 1000선은 과거와는 달리 밸류에이션 부담이 없는 상황이다.
조용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과거 국내 시장이 1000선을 회복하면 PER이 20배에 도달하곤 했다"며 "그러나 지금 증시의 PER은 8배 수준에 불과하다"으로 과거에 비해 싸다"고 지적했다.
지금과 주가 수준이 비슷한 2000년 1월의 상황을 되짚어 보면, IT버블 붕괴 (2000)과 대우사태(1999년) 등이 연이어 있던 시기였다. 지금은 이같은 위험이 없는 상황인데도 PER이 10배 보다 낮다. 이런 대목을 보면 단순히 오른 주가만을 보고 비싸다고 말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는다.대우조선해양대우건설등 옛 대우 계열사들의 면면을 봐도 이들은 구조조정과 회사 분할, 매각 등을 거치며 기업가치가 개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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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연구원은 "2000년 IT버블 붕괴 이후 글로벌 증시 폭락 과정에서 국내 시장은 IT버블 붕괴에 더해 내부적인 문제가 겹치며 시중 유동성의 이탈이 유독 심하게 나타났다"며 "주식은 위험자산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지수가 500~1000선을 등락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이제 IT버블에 대한 부담은 대부분 해소됐고 지수는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1000선에 재진입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신용등급 상향 등은 국내 기업들의 재평가가 가능한 여건이 만들어지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장 급하게 상승한 뒤라 단기적으로 조정이 있을 가능성은 있지만 추세는 상승일 가능성이 높아졌고, 반면 과거처럼 500선까지 주가가 밀릴 위험은 사라졌다는 전망이다.
비관론자도 없지는 않다. 한 증시 관계자는 "시장이 너무 한쪽 방향만을 보고 있다"며 "지금 장은 유동성으로 오르고 있는 장인데 어떤 계기가 주어질 경우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주식이 오르면 경기가 오른다고 기대하는데 지금은 경기와 상관없이 자금이 증시로 유입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경제는 장기적으로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에 따라 국내 수출 증가율도 예상만큼 좋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반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사라진다면 주식 시장 상승세도 꺾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해석이나 배경이 어쨌든지간에 시장은 어느덧 1060선에 도달했다. 이날 발표된 삼성전자 실적은 2분기 바닥 확인, 3분기 회복 기대를 더욱 공고히 해줬다.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라는 말처럼 주가는 0.91% 하락, 54만2000원에 마감했는데 장중 매도했던 외국인이 매수로 돌아선 점이 눈에 띈다. 이날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107억원 어치 사면서 매수 상위 2위에 올려놨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최근 시장 구도는 IT중심 대형주의 전반적 상승과 글로벌 마켓 동조화"라며 "오늘 소폭 조정을 받았지만 추세에 큰 영향을 줄 만한 이슈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4조원일때 주가가 63만원이었는데, 지금은 하반기 회복될지라도 2조원대에 불과하다"며 "부담되는 가격대가 어느정도일지는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단기적으로 하나증권의 조 연구원은 이달말 발표되는 산업활동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5월에 크게 올라 6월에 둔화될 가능성이 있어 시장의 반응을 주목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