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시장경제원리로 본 부동산 투기대책
정부는 8월 말에 강력한 부동산 투기억제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다. 작금의 강남 아파트 상승 추세를 보면 이는 정부의 당연한 조치라고 할 수 있다. 역대 정권 모두 부동산과 전쟁을 치르다시피 하였지만 부동산 투기는 잊을만하면 어김없이 우리 앞에 나타나 우리를 당황하게 한다.
매번 부동산 투기 억제를 위해 그 나물에 그 밥인 대책이 조금씩 강도를 달리 하면서 제시되었기 때문에 부동산 투기는 여전히 우리의 주위를 맴돌고 있다. 이제 우리는 부동산 투기억제책의 효과를 시장경제원리 측면에서 분석하여 왜 부동산 투기가 끈질긴 생명력을 가지고 있는지를 파악하여야 한다.
정부의 ‘8월 대책’에도 부동산 관련 세제의 강화와 89년에 도입한 토지공개념에 대한 제한적 도입이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은 수요억제책이 정착되면 공급을 확대하는 대책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기 위해 보유세를 높이고 거래세를 낮추는 대책이 주로 거론되고 있다. 2000년도 OECD의 통계자료에 의하면 한국의 재산 관련세는 조세수입의 11.4%로 미국 및 일본과 비슷하나 재산 거래세는 7.03%로 미국의 0.15% 또는 일본의 1.72%에 비해 상당히 높다.
이 자료에서 보듯이 한국의 재산관련세 중 대부분이 거래세로 보유세의 비중이 낮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한국은 보유세가 낮고 거래세가 높아 자산의 동결효과가 심하고 이로 인해 부동산의 공급이 억제되고 이는 곧 부동산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주장이 있다. 이것이 보유세를 높이고 거래세의 인하를 주장하는 논리적 근거이다.
시장경제의 원리에 의하면 거래비용은 교환의 장애물이기 때문에 거래비용을 줄이면 자발적 교환이 활성화되고 이러한 자발적 교환은 경제성장을 촉진한다. 이런 면에서 거래세의 인하는 시장경제원리에 부합한다. 그러나 보유세를 높인다하여 이는 반드시 부동산가격의 하락을 가져오지 않는다.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으로 인해 부동산가격에 보유세를 전가시킬 수 있다면 보유세의 상승이 오히려 부동산 가격의 상승을 유도할 수 있다. 가격은 세금의 부과여부보다 근본적으로 수요공급의 법칙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조세로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지금까지 조세에만 의존하는 부동산 투기억제대책은 부동산 투기를 잠재우는데 실패하였다. 저금리기조 하에서 시중에 420조에 이르는 부동자금이 남아 있는 한 부동산 투기억제를 위해 동원되는 조세정책은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부동산 투기대책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조세보다 거시경제 환경의 정비가 선행되어야 한다.
공공의 이익을 위해 개인의 토지소유권 및 처분권을 제한하는 토지공개념은 위헌 여부를 떠나 사유재산제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 사유재산제가 보장 될 때 사람들은 열심히 일하며 이를 통해 경제가 성장한다.
코끼리를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코끼리에 대한 사유재산권을 불허함과 동시에 상아의 상업적 매매를 금지한 케냐에서는 코끼리의 숫자가 10년 동안 6만 5000에서 1만 9000으로 감소한 반면 코끼리 보호라는 동일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코끼리에 대한 사유재산권을 허용한 짐바브웨에서는 코끼리의 숫자가 3만에서 4만 3000으로 증가하였다는 사실에서 우리는 사유재산제도와 경제성장간의 관계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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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뿐 만아니라 민주주의 기본이념인 개인의 자유를 확보하기 위해서도 우리는 사유재산제도의 철저한 확립에 모든 노력을 경주하여야 한다. 지금 토지에 가해지는 규제만으로도 토지에 대한 공공성이 충분히 보장된다는 점과 미실현이익에 대한 과세는 원본을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토지공개념 도입은 득보다 실이 크다.
헌법이 보장하는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시장경제원리에 충실한 경제정책이 집행되어야 하며 이러한 경제정책은 사유재산권의 철저한 보장위에 단기적 효과와 더불어 장기적 효과를 동시에 고려하는 방향으로 수립되어야 한다.
정부가 전국 곳곳에 수립한 개발계획이라는 불쏘시개에 갈 곳 없는 부동자금이 휘발유로 뿌려져 부동산 투기라는 불이 활활 타고 있다. 이런 부동산 투기라는 불을 끄기 위해 시장경제의 근간인 사유재산제가 훼손된다면 이는 우리 모두의 불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