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질풍노도'와 유동성
'고유가만으로는 현 장세의 파괴력을 막기엔 역부족이다' 코스피 시장이 고유가 부담 속에서도 나흘 연속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윤세욱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이사)은 현 장세의 강세 배경에 대해 "한마디로 유동성도 좋고, 경기도 좋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세계 경기가 호전되고 있다는 사실은 OECD 선행지수의 상승 반전에서 입증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 경기 호조에다 유동성의 힘을 더한 거센 물결을 거스를만한 악재가 없다는 것이다.
윤 이사는 "장기채 금리가 한달정도 오른뒤 다시 안정세를 보이고 있고 금리수준도 낮게 형성되면서 자금이 채권형 은행에서 주식형으로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며 유동성의 힘은 시간이 지날수록 배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곽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OECD선행지수가 4월을 저점으로 상승반전했다"며 "미국을 선두로 세계경기가 재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직 마이너스 국면이지만 일본 선행지수도 6월부터 상승으로 전환했고 EU도 미미하게 상승하는 등 미국의 경기회복 추세가 주요 선진국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엿보인다고 지적했다.
경기호전에 대한 기대 심리 상승이 미국 주가에만 연연하지 않는 강세장을 연출하는 배경이라는 지적도 있다.
홍성국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이제는 미국시장을 제외하더라도 주가는 올라갈 수 있다는 믿음이 조금씩 강해지고 있다"며 "주식시장의 경우 수요는 많은데 여전히 공급 물량은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이사)는 "달러화의 중기적 약세와 이를 배경으로 하는 비미국 지역으로의 주식투자 자금 유입이라는 중장기 추세는 여전히 유효하다"며 "세계 경기의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시기인 만큼 시장은 추세적 상승 과정을 이어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외국인 매수세 비중도 상대적으로 약해지면서 시장의 큰 변수로 작용하지 못하고 있다. 김세중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지난 이틀 동안 소폭의 순매수를 나타내기는 했지만, 외국인 매수가 반등을 설명하는 핵심 변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순매수 규모가 크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미국 국채 수익률이 추가 상승할 경우 언제든지 매도우위로 반전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9월20일 또다시 FOMC가 예정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외국인에 대한 기대치는 낮춰 잡는 것이 옳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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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자금의 증시 유입은 이미 대세가 된 양상이다. 김 연구원은 "통상 적립식 투자자금이 많이 들어오는 월말이 지나면 자금 유입속도가 다소 주춤해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봤지만 8월 들어서는 월초에도 적지 않은 규모의 신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며 "8월 들어 첫 8 거래일 동안 투신 순수주식형 잔고는 2936억원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외국인이 생각보다 강하게 팔지 않고, 투신으로의 자금유입은 예상보다 크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최근의 반등을 설명할 수 있는 수급상의 요인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주식상품에 투자자금이 몰리면서 주식형 수익증권(펀드) 수탁고가 사상 최대로 늘어났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펀드의 수탁고가 지난 10일 현재 역대최대인 13조9850억원까지 늘어나 사상 첫 14조원대 진입이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 주식형 펀드 수탁고는 올들어서만 5조4335억원이나 순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밀물처럼 밀려오는 유동성 앞에서 고유가와 금리는 시장변수로서 영향력을 상실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