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현대車 파업 3류 시나리오

[기자수첩]현대車 파업 3류 시나리오

박준식 기자
2005.08.26 08:01

현대차 노조가 11년 연속 파업을 단행했다.

대기업 노조의 파업이 연속되면서 우리 사회는 파업 피로감에 힘겨운 모습이다. 현대차 노조도 이를 의식했는지 부분파업을 통해 그 '강도'를 조절하고 있다.

'11년 연속'이라는 결과가 의미하는 맹목성 때문에 노조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노동전문가들은 올 파업은 '예정된 수순'대로 마무리될 것이라고 진단한다.

십수년간의 투쟁으로 노련해질 대로 노련해진 노조는 결국 극단으로 치닫기 보다 어느 정도 힘을 과시한 뒤 준비한 카드를 꺼내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노조는 원하는 바를 밝히고 회사로부터 얻어낼 방법을 자연스럽게 진행하는 모습이다. 민주노총 금속연맹 차원의 공동파업이 26일로 예정됐고, 현대차 노조가 그 중심에 서 있다.

현재 노조의 요구사항 가운데 경영권 관련 내용은 회사측과 의견을 좁힐만한 분위기가 아니다. 그러나 노조가 원하는 건 '경영권 일부'가 아닌 것 같다.

한 노동전문가는 "노조는 추석전까지 잔업거부나 부분파업을 통해 회사측을 압박할 것"이라며 "그동안 막후교섭도 활발히 진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다음주 중 실질적인 교섭을 통해 부분적인 합의를 이루고 추석이후 잠정타결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연례행사로 파업이 벌어지면서 노사는 눈빛만 봐도 서로의 의도를 알 수 있는 사이가 됐다. 이른바 '파업 매카니즘'이 자리를 잡았다는 얘기다. 노사 모두 협상 타결시점을 예상하고 있는 이 싸움은 결말이 뻔한 소모전이 될 것 같아 씁쓸하다.

현대차는 세계가 주목하는 초일류 글로벌 기업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러나 올해도 노조의 파업 시나리오는 주변의 예측을 벗어나지 않는 10여년전의 '3류' 수준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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