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사람의 힘, 한국증권이 보여드립니다."
1일 오전 7시부터 첫 전파를 타고 있는 한국투자증권의 협병후 첫 광고 문안이다. 광고가 나가고 2시간 뒤 한국증권은 지리한 노조파업을 끝내는 실마리를 풀어냈다. 한국증권 노사는 밤샘협상을 통해 이날 오전 9시께 극적으로 협상에 타결했다.
한투노조가 옛 동원증권과의 합병을 반대하며 파업에 들어간지 5개월만이다. 6월1일 합병후로도 3개월이 지났다. '잃어버린 시간'에 비하면 잠정합의안은 초라했다. 왜 그렇게 오랜 시간을 끌었는지 설명해주지 못했다.
300%의 성과급 지급, 계약직의 정규직 전환 프로그램 가동, 본인 희망에 따른 직무전환 등이다. 지난 7월중순 노사가 거의 합의수준에 도달했던 안과 별 차이가 없다. 어쩌면 그때 서로 더 양보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았는지 모른다.
문제는 감정적인 대응이었다. 노조는 동원을 노조를 억압하는 '악덕자본'으로 몰아부치며 새주인을 자극했고, 회사측은 이에 발끈해 협상조건을 거꾸로 되돌렸다. 노사 모두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이는 곧바로 자신들에게 부메랑이 돼서 돌아왔다. 급기야 노조는 협상권을 상급단체인 민주노총 사무연맹에 넘겼고, 이후 노사는 법적인 분쟁까지 감수하겠다며 극을 향해 치달았다.
노사 모두는 이 과정에서 상처받을대로 상처받았다. 뒤늦게나마 노사가 합의안을 도출해낸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감히 어느 한쪽도 '승리'라는 단어를 꺼내지 못했다. 직원들도 협상안보다는 파업이 끝났다는 소식에 기뻐했다. 옛 동원 직원들, 파업에 참가하지 못해 미안했던 한투직원들도 서로 악수하며 축하했다.
홍성일 사장은 "오늘이 새출발의 날"이라고 감회를 대신했다. 협상타결 직후 전국지역본부장회의를 소집, 새출발의 결의를 다졌다. 한 지역본부장은 "간판만 바꿔단 구 동원증권 영업점에서도 예전에 비해 펀드가 많이 팔리고 있다"며 "'펀드명가' 한투의 영업력이 배가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자신했다.
한국증권이 정말 '한국사람의 힘'을 보여줄 수 있을지, 한국증권 고객과 시장은 큰 눈을 뜨고 지켜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