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임대아파트는 요술방망이(?)

[기자수첩]임대아파트는 요술방망이(?)

김유림 기자
2005.09.08 09:13

참여정부의 부동산정책에서 임대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역대 어떤 정권보다 크다. 이번 부동산대책에도 임대아파트 공급 확대는 서민 주거안정 지원이라는 명분 아래 비중있게 다뤄졌다.

서민들이 집 걱정없이 살 수 있게 하겠다는 명분에는 아무도 토를 달 사람이 없다. 문제는 임대아파트에 대한 접근과 방법론에 있다.

정부의 임대아파트 정책은 강남이나 판교, 송파신도시 등 집값이 오를 만한 지역에 의무적으로 공급비율을 정하고 여기에 서민들이 살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의도대로 임대아파트 공급을 늘려 집값을 잡고 서민층의 수요를 적절히 흡수할 수 있는지, 그야말로 도랑치고 가재잡는 효과를 낼 수 있을지에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

송파신도시에 공급하겠다고 밝힌 중형 임대아파트도 현실적인 검토 없이 이뤄진 감이 있다. 정부안에 따르면 송파신도시에 공급되는 중대형 아파트 2만 가구 가운데 30%인 6000가구는 전월세를 혼합한 형태의 임대아파트다.

시세는 주변과 비슷하게 책정한다고 한다. 처음 공급되는 중형 임대인 만큼 수요가 대거 몰리면 무주택자나 소득 수준이 낮은 사람을 우선 입주시키겠다는 방침도 덧붙였다.

송파신도시 부근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거여동 금호어울림 40평형의 전세는 2억3000만원 수준이다. 월세로 따질 경우 보증금 1억원에 월 80~100만원 수준이라는 게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소득 수준이 낮은 무주택 서민 가운데 다달이 80만원이 넘는 돈을 월세로 쏟아부을 만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나마 정부는 집값이 오를 조짐이 보이면 즉시 분양전환해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발상이다. 임차인으로서는 2년 정도 거주하다 쫓겨나는 상황까지 발생할 수 있다. 집값안정 대책이 오히려 입주자의 주거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

임대아파트를 주거안정이 아닌 집값 때려잡는 요술방망이 쯤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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