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카트리나에도 의연한 FRB

[기자수첩]카트리나에도 의연한 FRB

박희진 기자
2005.09.21 17:21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인플레이션 파수꾼'이라는 중앙은행의 본연의 임무에 충실했다. 연준은 20일(현지시간)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다. 이로써 미국의 기준금리는 3.75%가 됐다.

시장 일부에서 전대미문의 피해를 일으킨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한 경제 타격으로 이번에는 연준이 한번쯤 쉬어가지 않을까라는 기대섞인 관측도 제기됐었다.

하지만 이런 시장의 기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연준은 당당하게 금리를 올렸다. 앞으로 금리인상을 중단할 것이라는 언급도 하지 않았다. 카트리나로 연준이 금리인상을 중단하거나 경제전망에 대한 언급이 바뀌지 않을까 논쟁을 벌인 것이 무색할 정도였다.

이 때문에 증시는 충격이 컸다. 금리인상은 예상했지만 발표문은 어느 정도 바뀔 것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뉴욕증시는 금리인상 결정 발표와 동시에 주요 지수가 일제 하락 반전했다.

그래도 이번 연준의 금리 인상 결정은 실보다 득이 많아 보인다. 일단 시장의 큰 불확실성 하나가 해소됐다. 또 무엇보다 연준의 이번 결정은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카트리나에도 불구하고 연준이 계속 금리를 올리겠다는 것은 그만큼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연준은 금리인상으로 인해 성장률이 조금 둔화되더라도 인플레이션에 초점을 맞추면서 물가 안정 속에 견조한 성장세를 이끌겠다는 인플레이션 파수꾼으로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 섣부른 관측과 시장의 기대에 아랑곳하지 않고 일관된 입장을 고수하며 능동적인 통화정책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내달 금통위를 앞두고 있는 한국은행도 허리케인이라는 폭풍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는 미국의 연준처럼 정정당당하고 의연한 중앙은행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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