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8.31 부동산 대책의 보완 과제

[기고]8.31 부동산 대책의 보완 과제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
2005.09.26 09:16

8.31 대책이 발표된 지 한달이 다가오고 있다. 두 달 이상 당정 정책 협의 속에서 수요·공급·토지·금융 등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측면에서 정책이 만들어졌다. 과거 어떤 부동산 대책보다도 부동산 시장에 강력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자금의 흐름을 통제하고 투기 가능성이 있는 부동산 시장을 거의 봉쇄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우리 나라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초래할 부동산 정책에 큰 획을 그은 것이라 평가되고 있다. 주택에 대한 개념이나 투자 방식, 건설 사업 방식도 점차 변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3년 10.29 대책 발표 후보다 가격 안정 속도보다 더 빠르다.

무엇보다 대책 발표 직후보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시장에 미치는 영향의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연말 기반시설부담금 부과가 예고되고 규제 완화는 없이 조합원 분양권이 주택으로 간주되어 악재가 겹친 재건축이 가격 하락을 선도하고 있다.

그러나 전세가는 다소 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의 전세가 상승은 가을 이사철 요인이 가장 크겠으나 8.31 대책 이후 보유보다 전세 선호도가 다소 높아졌기 때문이다. 주택 가격 하락과 전세가 상승은 매매 전세 비율을 높여 부동산 거품을 줄이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지만 이사철이 지나서도 계속 상승한다면 별도의 전세 대책을 마련해야할 것이다.

8.31 대책 이후 장기적으로 부동산 시장 안정이 유지될 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과거의 강력한 정책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약화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정책의 일관성이 없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8.31 대책이 제대로 시행되려면 수많은 입법과 시행령 개정을 거쳐야 한다. 우려되는 부작용이나 선의의 피해자를 구제하는 데에는 충분한 논의를 거쳐 대책을 마련해야겠지만 정책의 본질이 훼손될 경우 단기적으로 시장에 충격만 주는 대책으로 또 다시 귀결될 수밖에 없다.

8.31 대책의 한계는 주택 시장 내부적 요인뿐만 아니라 외부적 요인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지나친 수요 위축은 결국 공급 위축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미래의 수요를 위해 택지를 공급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수요가 없는데 택지 공급은 어렵다. 청약 수요가 있어야 주택은 공급되고 택지도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지나친 수요 억제 정책은 스스로 한계를 가지고 있다. 저렴한 공공 주택 건설 확대 및 무주택자나 1주택 교체 수요 등 내집 마련 실수요자에 대한 정부의 지원 정책이 확대돼야 한다.

또 8.31 대책에는 부동자금 관련 내용이 빠져 있다. 주식 시장이나 간접 투자나 SOC, 중형임대주택 사업 등 토지 및 주택 시장 이외 분야로 부동 자금을 끌어들일 대책은 부족했다. 이제 부동산 투자도 한정된 자원에 대한 단기 투자보다는 생산적인 부문이나 국가적으로 필요한 시설에 배분되어 수익성은 낮더라도 안정적인 중장기 투자로 변화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부동자금에 대한 대책이 없으면 시간이 지나면서 또 다시 부동산으로 자금이 회귀하는 것을 막기는 어렵다.

마지막으로 중앙정부와 지자체간의 정책협조가 원활하지 못하면 당초 기대했던 정책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정책 수립보다는 집행과정에서 효과가 약화되거나 변질되면 한계성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 취득·등록세, 재산세, 지역 신도시 개발 등 각종 정책들이 지방자치단체의 협조와 관련돼 있다. 정부는 이번에 강력한 대책을 마련했지만 지자체와의 원활한 협조 체제를 구축해야 하는 또 다른 과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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