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초일류를 지향하는 삼성이 이번 국정감사에서 삼성상용차 분식회계 등 여러가지 의혹에 휩싸이며 우울한 침묵에 빠져있다. 이번 국감은 마치 삼성을 단죄하기 위한 심판장 처럼 느껴진다. '삼감(삼성감사)'이라는 말도 나온다.
일부 국회의원과 시민단체의 '저격수'들은 기세가 등등한데 삼성은 좀처럼 기운을 내지 못하고 있다. 두달 전 '안기부 X 파일 사건'이 터진 후 삼성은 줄곧 무대응 일변도다. 사건 초기 불법 보도에 대해 법적 대응하겠다고 한 두 차례 목소리를 높였지만 최근에는 잠잠하다. 삼성의 침묵은 아무래도 길어질 듯 하다.
삼성이 맞대응을 하지 않는 데 대해서도 잡음이 많다. 대응할 수록 손해라는 얘기도 있고 전략적인 침묵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국내 최고의 인재와 정보력을 자랑하는 삼성이 빈약한 논리의 우후죽순 '삼성 때리기'에 반박할 능력이 없어 참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삼성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바로 헌법 위에 있다는 '정서법'이다. 삼성의 역할과 기여를 인정하면서도 삼성의 독주에 반감을 숨기지 않는 이율배반적인 여론을 현실로 인정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삼성과 우리 사회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벽'이 너무 높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목적의식'이 투철한 '삼성 저격수'들은 어쩔수 없다고 해도 삼성이 다수의 대중들을 설득하는 일에 소홀한 것 아니냐는 생각도 든다.
어려운 문제일 수록 쉬운 해법을 찾아야 한다. 삼성은 '삼성뉴스월드'라는 대국민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가동하고 있다. 삼성의 일을 숨기지 않고 적극적으로 전달한다는 취지의 e-메일 시스템으로, 피드백도 가능하다.
이런 채널이 아니더라도 오해를 풀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삼성이 어떤 자세로 접근하느냐가 중요할 뿐, '도구'는 문제되지 않는다.
삼성에 대한 반감은 여론의 일부일 뿐이다. 따뜻한 대화가 더해지면 닫힌 마음도 나그네의 외투처럼 서서히 열릴 것이다. '소나기 피해가자'는 식으로 침묵하는 게 정답은 아니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