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박승 한은총재의 성과

[기자수첩]박승 한은총재의 성과

김진형 기자
2005.10.14 09:52

11일 오전 한국은행 기자실. 북적거리는 기자실에서 기자는 두꼭지의 기사를 미리 써놓고 송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금통위, 콜금리 0.25%포인트 인상'이라는 기사와 '금통위, 콜금리 동결'이라는 기사였다.

시장 전망은 콜금리 인상이 압도적이었고 기자의 개인적인 전망도 마찬가지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가지의 기사를 준비한 것은 재정경제부의 금리인상 반대 발언이 잇따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콜금리 조정 여부는 분초를 다투는 기사이다 보니 '혹시나'에 대한 대비를 안할 수 없었다.

재정경제부의 금리인상 반대입장은 늘 통화정책에 소음으로 작용해왔다. 한덕수 경제부총리는 금리 인상 가능성이 언급될 때마다 "경기판단이 아직 불확실해 금리인상은 시기상조", "금리를 인상할 경우 분명한 이유와 타당성이 필요하다" 등 금통위 직전까지 금리인상에 대한 반대한다는 발언을 계속했다.

하지만 금통위는 결국 콜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그리고 3년5개월만의 이벤트인 콜금리인상을 이끌어낸 주역은 박승총재다. 박 총재는 콜금리 인상에 이르기까지 3개월간 순탄치 않은 과정을 거쳤다. 박총재가 처음 우회적으로 메시지를 던졌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알아듣지못하고 있다가 박 총재가 10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보다 직설적으로 표현한 후에 시장이 깜짝 놀라는 등 곡절이 있었다.

박 총재는 그동안 '말을 자주 바꾼다', '과연 재경부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운가'라는 비판을 자주 받아왔다. 그러나 박 총재는 재경부의 견제 속에서도 이번에 콜금리인상을 이끌어내 평소 운신에 대한 시장의 불신을 어느 정도 해소하는 성과를 거뒀다.

박 총재가 평소 언급한대로 경제부총리의 금리인상 반대발언은 '참고사항'일 뿐임을 결과로서 보여줬다는 평가다.

하지만 금통위의 '재경부로부터의 자유'는 아직 완성된 것 같지는 않다. 박 총재가 향후 추가 금리 인상가능성에 대해 다소간의 힌트도 주지 않은 것이 재경부와의 타협의 산물이라는 지적도 있다. 불신이 깊었던 만큼 신뢰회복에도 그만큼의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이번 콜금리 인상의 폭 만큼이나 금통위의 신뢰도 '아주 소폭' 회복됐을 뿐이라고 한다면 지나친 폄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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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형 금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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