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으로 일관하던 전경련이 드디어 말 문을 열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지난주 전경련 회장 회의가 끝나고 반기업 정서의 우려를 표명하면서 공동 대처해야 나가겠다고 밝혔다.
금융산업구조개선법(금산법)에 대해서도 소급 입법 개정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뒤이어 집단소송 남용 방지 위해를 위해서 증권거래법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실 전경련은 재계의 공동 이슈에 대해서 되도록이면 언급을 자제해왔다. 일각에서는 그런 전경련에 대해 그 존재조차 부인하고 싶을 정도였다. 전경련은 목소리를 내고 싶어도 자칫 대기업 그룹의 집단 이기주의로 비춰질까봐 숨을 죽이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최근 일련의 상황을 보면서 이대로 가다간 기업과 국민과의 괴리가 너무 커질 수 있고, 이로 인해 대기업 스스로도 냉소주의로 빠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 때문에 적극적인 의견 개진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결국 국가 경제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시각에서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다만 이 시점에서 우려되는 부분이 적지 않다. 오랜만에 말문을 연 전경련에 대해 정치권이나 정부, 시민단체들이 색안경을 끼고 달려들어서는 곤란하다.
국감이 끝나고 조금 느슨하게 대하니까 또 다시 준동하고 있다는 식은 더더욱 곤란하다. 재계가 왜 침묵했으면, 왜 다시 말하기 시작했는지를 곰곰히 돼씹어봤으면 한다.
재계도 일회성의 목소리 내기보다는 당장에 욕을 먹더라도 기업과 국민이 이익된다면 더 과감해졌으면 한다.
지금 우리 경제는 선진국 문턱에 다가서고 있다. 기업도 변해야 하지만 정부나 시민단체들도 이제는 평상심을 갖고 보다 성숙한 관점에서 기업의 역할을 재정립 할 필요가 있다. 질책할 것은 질책하되 합리적인 목소리에는 힘을 실어야 한다.
글로벌 경쟁시대에 걸맞는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변모하고 있는 기업들의 목소리에 우선 귀를 기울이며 기회를 주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