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은 요즘 세무조사 노이로제에 걸린 분위기다.
국세청의 한 직원은 "연일 `터지는' 세무조사 보도에 아주 죽을 맛"이라며 "그렇다고 조사를 중단할 수도 없고 구체적인 기업명이 거론되면 진짜 울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개별 기업의 세무조사 정보가 공개되는 것은 보안을 중시하는 국세청 특성상 달갑지 않은 일이다. 특히 올들어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 등의 여파로 기업 조사가 하반기에 집중됐고, 이것이 세수가 모자라는 상황과 맞물려 `쥐어짜기식 조사'라는 비판까지 받자 직원들은 매우 곤혹스럽다는 표정들이다.
급기야 31일 전군표 국세청 차장이 나서 "세수 확보를 위한 무리한 세무조사는 결코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 그는 "아무리 얘기해도 믿어주지 않으니 구체적인 조사통계를 뽑아보라고 했다"며 "올 9월까지 대기업에 대한 조사건수는 지난해보다 줄었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연간 조사건수에 대한 전망치, 조사기준 등도 공개했다.
하지만 최근 세무조사 보도에 대한 국세청의 태도나 징세 `전력'상 이날 해명은 설득력 있게 다가오지 않는다.
국세청은 그동안 언론 보도에 대해 일단 "개별 납세자에 대한 정보는 언급할 수 없다"고 대응했다. 이어 보도내용이 사실로 확인되더라도 `부인'부터 하면서 마치 급한 불부터 끄자는 태도를 보여왔다. 이로 인해 언론 보도에 대해 세무당국이 강력히 부인하면 할수록 오히려 `사실에 가까운 것'으로 해석되는 경우도 있다.
대기업 관계자들은 세수 확보를 위한 쥐어짜기식 조사 논란에 대해 예전에도 경험한 적이 있다며 그다지 새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세청이 부인하면 다행이지만…"이라고 말끝을 흐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