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테러조직의 산업화

[기자수첩]테러조직의 산업화

강기택 기자
2005.11.01 15:48

지난 29일 뉴델리에서 발생한 폭탄테러로 인도 전역이 뒤숭숭하다.

현재 '이슬라미 인퀼라비 마하즈(이슬람혁명단체)'라는 단체가 자신들의 소행임을 자임하고 나선 가운데 테러 이유에 대해 여러 가지 관측이 나오고 있으며 일단 인도와 파키스탄간의 화해 분위기를 깨기 위한 것이라는 것이 가장 유력하다.

또 2001년 델리 테러를 자행했던 무장세력이 조직원들의 선고공판을 앞두고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 이번 테러도 감행했다는 설도 있고 파키스탄 내 테러조직이 지진 피해 이후에 자신들의 건재를 과시하기 위해 했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그 어떤 조직이 어떤 목적으로 했건 간에 테러의 정당성 확보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적 살상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들의 테러 근저에 조직의 생존논리가 짙게 깔려 있기 때문이다.

인도·파키스탄으로부터 카슈미르의 완전 독립을 요구하는 이슬람 무장단체들은 양국간 화해가 성립될 경우 자신들의 명분과 존립근거 자체가 불투명진다. 선고공판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든 조직의 건재를 과시한 것이든 간에 역시 조직논리가 우선한다.

이는 빈손으로 무장투쟁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테러자체가 이미 정치적 경제적 이해관계를 바탕으로 한 하나의 산업으로 성립돼 있고 이 상황에서 테러 조직의 기반 약화가 자금줄이 끊어짐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초기 알카에다나 무자헤딘 등의 경우 그들이 내건 종교적 대의명분과 달리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장악을 저지하려는 미국 정보 당국의 자금과 무기지원, 전술-전략적 훈련이 이들의 강력한 성장엔진이었다.

체첸 반군 역시 미국 및 아랍의 자금지원을 받으며 조직을 유지해 왔으며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는 송금 등을 통해 끌어 모은 자금으로 프랑스 등지에 여러 호텔을 보유하며 조직을 꾸리고 지도자의 비자금으로 활용해 왔다.

그러나 최근 테러의 산업화는 '혁명'의 변질 또는 훼손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무장세력은 더 이상 전사나 투사가 아닌 그저 조직의 파산을 피하기 위해 극단적인 살상 이벤트를 마케팅전략으로 삼고 있는 테러산업 종사자가 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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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택 논설위원

비즈니스 저널리즘의 최고 경지, 머니투데이의 일원임을 자랑스레 여깁니다. 독창적이고, 통찰력 넘치는 기사로 독자들과 마주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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