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쁘지만, 어깨가 무겁다…”
157조원에 이르는 국민연금을 운용할 새 사령탑으로 임명된 오성근 신임 기금이사의 첫 소감이었다. 그럴만도 하다. 규모도 규모지만 무엇보다 국민연금에는 국민의 생존권과 행복권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에 대해 호의적인 월급쟁이들은 많지 않다. 대부분 ‘뭘 이리 많이 떼가나’라는 생각을 한다. 그렇지만 국민연금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고령화사회가 진행되면서 노후를 보장해줄 장치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논의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다. 신임 오 이사가 얼마나 기금운용을 잘하느냐에 국민연금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봐야할 것이다.
국민연금의 생명은 높은 수익과 동시에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하이리스크 하이리턴'라는 기초적인 경제학 지식을 굳이 갖다 대지 않아도 모순되는 이야기다.
결국 안정성과 수익성 둘 중 하나를 고르라면 안정성에 힘이 실릴 것이다. 국민의 노후가 달려있는데 안정성을 외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가장 경계해야할 것은 안정성의 덫이다. 안정성의 의미는 무엇일까. 국민연금의 경우 자산을 잘 운용해서 국민의 노후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이다. 때문에 보통 위험을 감수한 투자보다는 안정적인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안정성이라고 생각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현재의 국민연금의 자금운용 상황을 보면 채권 편식증이라고 할 만큼 안정적인 채권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 이제는 금리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채권투자만으로는 만족할만한 운용수익을 올리기 어려워졌다. 현재 같은 추세로 갈 때 20∼30년 후에는 연금을 불리는 것은 고사하고 심각한 자금고갈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채권에 안정적으로 투자했다고 하지만 결국 잘못 투자해서 '거덜'난 것과 마찬가지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지나치게 소극적인 투자로 수익률이 낮아져 기금이 '고갈'되는 것도 안정성 훼손일 수 있는 것이다.
국민연금의 수익률이 1% 낮아지면 연금 부담액이 3.8% 늘어난다고 한다. 국민연금도 수익이 날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주식, 해외투자라도 때로는 과감하게 나서야 한다. 캘퍼스(CalPERS:미국 캘리포니아 주정부기금)는 우리나라에서 수십퍼센트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미국 연기금이 먼 한국까지 와서 막대한 이익을 올리고 있는데 한국은 ‘안정성의 덫’에 빠져 있어서는 안 된다.
오 이사는 해외경험이 풍부한 장점을 지나고 있다. 장점은 적극 살려야 한다. 그가 운용하는 것은 단순한 돈이 아니라 전국민의 노후의 꿈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