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검경갈등 '이번엔 피의자 호송'

[기자수첩]검경갈등 '이번엔 피의자 호송'

서동욱 기자
2005.11.09 12:21

수사권 조정 문제를 놓고 질 낮은 싸움을 계속하던 검찰과 경찰이 이번에는 피의자 호송 문제와 관련해 파열음을 내고 있다.

경찰이, 이제는 검찰이 직접 수사한 사건 피의자의 호송 업무를 못하겠다고 하자 검찰은 유감을 표했고 청와대는 진상 조사에 나섰다.

경찰은 대통령령인 '수형자 등 호송규칙'을 들어 검찰 직수사건 피의자 호송을 경찰이 해야 할 하등의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검찰은 '체포'에 대한 규정을 '구속'에 준용한 95년의 개정 형사소송법을 거론하며 경찰의 법리 해석에 문제가 있다고 한다. 다만 검찰은 경찰과 협의해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수사권 조정 문제로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양측의 갈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경찰이 최초로 수사한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검찰의 거듭된 영장 반려로 양측이 서로를 힐날했던 것이 올 6월의 일.

지난 9월에는 '수사권 조정 문제를 조직적으로 대응하자'는 경찰대 동문회의 글이 공개됐고 검찰은 이같은 문건을 보도자료로 배포했다. 경찰은 검찰이 해킹을 했다며 흥분했다.

같은달 국회에서의 입법공청회때는 '검사의 수사권 독점은 일제 군국주의 잔존'이라는 문구의 현수막이 등장하기도 했다. 공청회에 검찰측 인사는 참석하지 않았다.

지난해 9월 '검.경 수사권 조정협의체'가 구성된 이후 1년여가 넘게 계속되고 있는 두 기관의 갈등으로 이제는 '수사권 조정'이라는 문구 자체가 짜증나는 울림으로 들리고 있다.

작년 한해 피의자 입감 호송과 영장실질심사 호송 등 검찰 직수사건에 대한 호송 건수는 4만4000여건에 이른다.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호송 대기중 탈주한 민병일씨 사건이 며칠 전의 일이다.

수사 권한을 놓고 벌이는 그들만의 리그가 어떻게 결론나든, 수사권 투쟁에 '국민은 없었다'라는 비난의 꼬리표가 검찰과 경찰 모두에게 남겨질 것은 자명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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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욱 더리더 편집장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서동욱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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