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자금이 투입된 대우건설, 대우조선해양, LG카드 등의 매각을 앞두고 3개사 노조가 차입형 우리사주제도(ESOP)를 통해 자사 지분을 인수하겠다고 밝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미 브릿지증권 노조가 이 제도를 활용해 인수에 참여하여 향후 공적자금 투입 기업을 포함한 M&A 시장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우리사주제도는 종업원이 자신이 일하는 기업의 주주가 됨으로서 주인의식이 생기게 돼 생산성이 향상되고 기업의 성과가 종업원들에게 돌아가게 돼 재산형성과 복지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으로 인해 우리나라에서도 2002년부터 도입되었으며, 미국의 경우 1만1000개의 기업에서 1000만명이 참여하고 있다.
기업지배구조 측면에서 볼 때 우리사주제도는 그 중요성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논란이 되는 부분은 노조가 중심이 되어 우리사주제도를 통하여 기업의 대주주가 되거나 직접 기업을 인수할 경우 기업지배구조에 미치는 효과이다.
긍정적으로 보는 입장에서는 노사 간의 상생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노조가 대주주로서 경영진에 대한 견제와 감시를 효율적으로 담당할 수 있게 되어 기업지배구조의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부정적인 입장에서는 노조는 대주주로서 기존 경영진이 경영권을 유지하는데 협조하는 댓가로 경영진은 고용 보장 등 노조의 요구에 부응할 경우 기업의 의사결정은 결국 기업가치 극대화가 아닌 노조이익 극대화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며, 결과적으로 정상적인 기업 경영이 이루어질 수 없음을 지적하고 있다.
노조가 기업의 일부 지분을 인수할 경우 노조는 기업 경영의 국외자가 아닌 참여자로서 기업의 경영성과가 자신들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침을 확실히 인식하여야 할 것이며, 이에 대한 확실한 이해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의 경영참여는 기업 경영과 종업원 후생복지에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유나이티드 항공의 경우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노조가 기업을 인수했지만 결국 경영부실로 파산보호를 신청하게 된 사례에서 보듯 준비 안 된 노조의 경영참여는 모두에게 피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차입형 우리사주제도의 경우 종업원들이 외부에서 차입한 자금으로 자신들이 일하는 기업의 주식을 매입하는 제도로서 이 경우 기업이 어려움에 처할 경우 종업원들은 직장과 은퇴자금을 잃을 뿐만 아니라 자칫 빚더미를 떠안을 가능성 마저 있게 된다.
우리사주제도의 성공여부는 과연 노조가 주주로서의 역할을 적절히 수행하느냐의 여부에 달려있다고 하겠다. 경영권 보호 수단으로 우리사주제도를 활용하고 있는 기업의 경우 주주로서의 노조의 판단은 더욱 심대한 중요성을 지닌다. 2004년 현대상선은 적대적 M&A에 대비한 우호지분 확보를 위해 우리사주제도를 도입했고, 이미 KT, 기아자동차, 포스코 등 국외 대기업들 역시 우리사주제도를 통해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러한 지분들은 현 경영진에 대한 우호지분으로 분류되고 있다.
우리사주제도를 통해 적대적 M&A를 무산시킨 미국의 폴라로이드는 결국 파산보호신청을 하게되어 종업원들은 일인당 평균 10만에서 20만달러의 손실을 입게 된 사례에서 보듯 현 경영진의 경영권을 보호해 주는 것이 종업원들에게 이득이 되기는 커녕 큰 피해가 될 수도 있음을 주지해야 한다.
공적자금이 투입된 기업들의 노조는 “외국계 투기자본 인수에 따른 부작용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현실성 없는 명분을 내세우거나, 인수과정에서 특혜를 요구하기 보다는 과연 노조의 경영참여가 모두에게 이득이 될 수 있는지를 먼저 설득시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