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간 금리역전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한국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고 있다. 금리는 한국이 미국에 비해 오랫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해 왔으나 최근 미국의 단기정책금리가 한국보다 0.5%포인트 높아지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발생한 주된 원인은 미국경제가 활황인데 기인한다. 경제회복의 조짐이 일찍부터 뚜렷했던 미국은 인플레이션 압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지속적으로 정책금리를 올려온 반면, 한국경제는 최근에서야 금리를 한차례 인상했을 뿐이다. 결국 미국은 2004년 6월말 이후 13차례 인상 끝에 단기정책금리가 4.25%로 상승한 반면 한국은 2005년 10월 이후 두 차례 인상으로 3.75%에 겨우 이른 상태이다.
이러한 사태에 직면하여 통화정책을 담당하는 한국은행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현재 상태를 우려하고 있는 듯 보인다.
첫째, 한국이 한미간 금리역전 현상을 지속적으로 용인한다면 결국 자본유출이 일어나 한국경제에 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이다. 자본은 높은 수익률을 좇아 움직인다고 할 때, 미국의 금리가 높다면 자본도 높은 금리를 얻기 위해 미국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둘째, 미국의 금리가 상승함에 따른 자본유출을 막기 위해 한국의 금리도 함께 상승해야 한다면 결국 통화정책의 독자적 운영이 불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정책금리의 결정은 통화정책의 근간인데, 미국 금리 때문에 한국 금리도 상승한다면 결국 한국 통화당국이 독자적 금리를 결정할 수 없게 되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통화 당국자로서는 우려할 만한 상황이다.
하지만 자본유출과 관련한 두 가지 우려는 크게 가질 필요가 없는 듯 보인다. 그 주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외환위기 이후 환율 운용 방식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현재의 환율 운용 방식은 변동환율제를 기본으로 한다. 즉 경제 상황에 따라 환율이 언제든지 변화할 수 있는 것이다.
미국은 국가 재정적자뿐 아니라 무역적자로 인해 큰 고민을 하고 있다. 2005년 미국의 무역적자는 사상최대치를 다시 한번 경신하며 8000억불에 다다를 것으로 보여 GDP의 6%에 육박한다. 미국경기가 회복됨에 따라 조세 수입이 증가한다면 재정적자는 호전되겠지만 무역적자는 오히려 더욱 악화될 수 있다. 높은 소득은 수출보다는 수입을 더욱 촉진시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많은 경제학자들이 지금과 같은 미국경제의 불균형 상황이 지속될 수 없음을 우려하고 있다. 혹자는 현재의 상태가 결국 미국 달라 가치의 급격한 평가절하에 의해서만 해결될 수 있다고 본다. 이 경우 달러화의 평가절하의 폭은 30%부터 60%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예측이 존재한다. 이러한 경우 미국으로 유출된 자본은 환율변동에 따라 엄청난 손실을 겪게 된다. 이러한 가능성 때문에 자본 유출은 쉽게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둘째, 한국에 투자된 외국자본은 대체로 금리에 의존하는 채권에 투자된 것이 아니라 주식에 투자되었다. 따라서 기존에 투자된 외국자본이 다시 유출될 가능성은 적다. 현재 한국의 주식 상황은 상당히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한미간 금리역전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직면하여 슬기롭게 헤쳐 나가려는 자세도 중요하지만 너무 과장된 우려도 불식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