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시장의 중심축은 환율이다.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증시 영향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지만 시장은 '견딜만 하다'는 반응이다.
굳이 호재인지 악재인지를 가리자면 수출주에 원화 절상은 분명 반갑지 않은 일이지만 추세 상승을 막기에는 시장 에너지가 너무 막강하다.
미국의 금리 인상 종결과 중국 위안화 절상 압력 등 외부 요인으로 인해 연중 원화가 달러화에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원화 강세가 안고가야 할 문제라면 발상을 전환해 보는 건 어떨까.
다시 1400, 환율 세자리 안무섭다
전날 990원 아래로 밀렸던 원/달러 환율이 반등하자 코스피지수가 1400선을 회복했다. 개인과 외국인이 팔고 있고, 프로그램도 매도우위지만 기관의 주도 하에 건설, 운수창고, 유통, 철강 등이 지수를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여전히 원/달러 환율이 세자리수에서 움직이고 있지만 삼성전자를 포함한 IT 대형주도 오름세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환율 하락의 영향을 계량화해서 구체적인 수치로 산출하는 것은 힘들고 단지 막연하게 개념적인 정리를 할 뿐"이라며 "수출 기업의 실적에 원화 강세가 마이너스 요인이 된다 하더라도 대세 상승을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절대적인 주가 수준도 크게 부담을 느낄 만큼 높은 것이 아니라고 이종우 센터장은 강조했다. 그는 "과거 대세 상승기 때는 중간 조정 기간의 저점 대비 40%까지 상승했던 경험이 있다"며 "11월부터 시장이 계속 올랐지만 저점 대비 20% 상승했고 이는 과열이라고 볼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종우 센터장은 "개별 종목을 고를 때 쉽지 않은 것은 과거의 주가를 감안할 때 현 주가 수준이 높아보이기 때문"이라며 "새로운 지수대를 만들어가는 과정에는 예전에 생각하지 못했던 가격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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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하락, 밝은 면을 찾자
원화 절상의 파장을 좀더 미시적으로 보면 업종별로 양지와 음지가 구별된다. 또 생각을 바꿔보면 환율 하락에 따른 반사이익도 발견된다.
달러 약세로 비달러 자산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질 수 있고, 아시아 지역 내 교역이 활성화되면서 관련 기업이 수혜를 입을 수도 있다.
김세중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외부 변수로 인해 연중 원화가 달러화에 비해 강세를 보일 전망"이라며 "하지만 미국 경제가 악화되거나 시장 움직임이 수출주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환율 하락으로 IT 대형주가 주춤하는 사이 철강이나 화학 등으로 매수세가 이전하고 있다"며 "이같은 업종별 명암이 점점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세중 애널리스트는 "달러 약세 이후 아시아 지역 내 교역이 활발해지면서 철강주를 포함해 중국 관련 종목들이 서서히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원화 강세가 외국인 투자자의 동향을 결정짓는데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김정훈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달러 약세로 글로벌 유동성이 비달러 자산을 선호하고 있고, 여기에는 한국 증시도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이상원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도 "지난해 외국인의 주식 매도 이유가 달러화 강세에 따른 해외 자산 수익률의 하락이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원/달러 하락 기조는 외국인 투자 자금이 국내 증시로 유입되는 계기를 마련해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뿐만 아니라 수출 경쟁국의 통화 가치가 동반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원/달러 하락이 국내 수출 기업의 가격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안승원 UBS 전무도 "달러화에 대해 원화 가치가 상승한다고 해도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주식을 매수하는데 전혀 장애물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