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실수투성이 KRX

[기자수첩]실수투성이 KRX

이학렬 기자
2006.01.12 08:34

2006년은 한국자본시장 50년을 맞이하면서 증권선물거래소(KRX)가 본격적인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는 해이다. 기업공개란 말 그대로 기업의 재무정보 등 기업의 모든 정보를 공개한다는 의미로 투명성과 신뢰성이 바탕을 이룬다.

KRX는 지금까지 한국자본시장을 이끌어오면서 감독기관과 함께 기업들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강조해왔다. 선의의 투자자들이 피해를 받지 않기 위해서는 공적규제는 물론 자율규제도 중요했기 때문이다.

지난해말 서울대 경영연구소와 액센츄어는 KRX가 의뢰한 IPO 연구 용역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 내용에는 시장감시위원회의 중립성을 강화하는 위한 규정 정비가 포함됐다. 시장운영과 감시 기능 사이의 방화벽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KRX의 신뢰를 강조한 것이다.

KRX는 일반적인 주식회사와 분명히 다른 공익적인 요소가 있기 때문에 일반 기업보다 더 높은 수준의 신뢰가 요구된다. 하지만 '동북아 최고의 자본시장 도약'을 올해 사업목표로 내세운 KRX가 그만큼의 신뢰를 가지고 있는 지 의문이다.

최근 KRX가 제공하는 자료에는 곳곳에서 실수가 발견된다. '실수투성이 KRX'가 어울릴 정도다. 사람 이름을 틀리는 것은 일쑤이고 중요한 숫자를 틀리기까지 한다. 또 자료를 선정하는 기준이 모호하기도 하다. 최근 KRX가 발표한 '시장관심종목의 주가등락 현황'이라는 자료의 조사대상 기준에는 '기사반영정도'라는 다소 주관적인 기준이 포함됐다.

KRX가 고객인 기업으로부터 믿음을 받지 못하고 KRX가 내놓은 자료에 대해 투자자가 의심을 품는다면 이는 KRX 전체 신뢰에 좋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많은 기업이 KRX 운영에 불만이 있어도 쉽게 언급하지 못한다. 한 기업관계자는 "시장 운영자인 KRX가 실수를 했더라도 쉽게 따질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예비심사나 상장을 앞둔 회사는 KRX측에 밉보여 좋을 게 없다는 생각이다.

2004년 기준으로 KRX는 자본금 1000억원, 자산총액 1조3055억원에 달하는 거대기업(?)이다. 영업이익은 434억원을 거뒀고 경상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995억원, 704억원이다. 지난해 1월 주식회사로 공식 출범한 KRX는 올해 첫 외부 감사보고서를 내야한다. KRX 고객인 기업, 하루하루 자본시장에서 전쟁을 벌이는 투자자들이 어떻게 볼 지 궁금하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학렬 사회부장

머니투데이에서 사회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