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급락할때와 급등할때, 뭐가다르지?

[내일의전략]급락할때와 급등할때, 뭐가다르지?

황숙혜 기자
2006.01.31 18:26

지수가 떨어질 때 그랬던 것처럼 오를 때도 투자자들은 당혹스럽다는 표정이다.

너무 가파르게 상승하는 바람에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스럽다며 속내를 내비치는가 하면 지수 1300선에서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수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외국계 증권사조차 시원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증시 애널리스트는 보수적인 쪽과 공격적인 쪽으로 나뉘어 수급과 경기 현황, 환율이나 유가 움직임에 대해 상이한 해석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지수를 갖다대면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것도 아니다.

많이 가야 직전 고점인 1426선 근처까지 반등하겠지만 추가 상승이 힘들 것이라는 것이 조심스러운 의견이라면 V자 반등을 지속할 것이라는 낙관론을 펴는 쪽에서도 1500선에 근접하면 비중을 줄일 것을 권고하고 있다.

리스크 요인 해소됐나

1280선까지 밀렸던 지수가 1400선 목전까지 상승하며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한 것은 외국인 매수가 탄탄한 버팀목이 돼 주었기 때문이다. 결국 과매도 현상이 진정되면서 외국인을 중심으로 한 수급의 힘으로 시장이 상승 추세를 회복한 셈인데 그렇다면 급락할 당시 눈뜨기 시작했던 리스크 요인이 모두 해소된 것일까.

얼어붙었던 투자심리가 녹은 것을 제외하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 '보수적'인 분석가의 의견이다. 미국의 소비 경기 둔화 조짐과 임계치에 근접하는 환율, 상승세를 지속하는 유가 등 리스크 요인이 지수 급락 당시와 비교할 때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 실적과 관련해 새로운 모멘텀이 나타나지 않은 상황에 대형주가 강세를 보이며 지수가 1400선에 근접, 빠르게 오른 만큼 밸류에이션 메리트도 떨어졌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기술적인 측면에서 과매도 국면을 메꾸는 정도의 반등을 기대할 수 있지만 강한 추세 상승으로 이어지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이 사고 있지만 기관이 보수적인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수급은 중립으로 봐야 한다"며 "여기에 유가나 환율, 미국 경기 등 증시가 한 번 휘청하며 인식했던 변수들이 아직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장득수 태광투신 상무는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와 미래에셋증권 및 롯데쇼핑 상장 이후 자금 동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변동성이 높아진 상태에서 지수가 전고점 부근까지 오른 만큼 조심해야 할 시기"고 말했다.

급한 불은 껐기 때문에 당분간은 상승을 즐겨도 된다는 의견도 있다. 1분기 중 지수가 1500선에 근접할 수 있고, 이 때쯤 중기적인 조정에 대비해야 하지만 아직은 때가 이르다는 판단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월 중순 증시 급락을 불러왔던 요인은 펀더멘털 측면에서 나왔거나 장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은 것이었다"며 "여기에 미수금이 1조원대로 감소했고 외국인이 순매수를 이어가는 등 수급 상황도 우호적"이라고 말했다.

김세중 팀장은 "최근 급락 과정에 바닥을 다졌고 전고점이 저항선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수가 1500선에 근접할 경우 조정에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은 이르다"고 분석했다.

외국인 매수 언제까지

외국인이 8일 동안 코스피시장에서 순매수한 금액은 2조3000억원에 달한다. 한국 관련 펀드의 자금 유입이 지속되면서 다른 이머징 마켓과 함께 수혜를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유입된 자금의 상당 부분이 신규 자금이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지만 외국계 증권사에서는 새롭게 계좌 개설이 활발하게 일어났거나 새로운 투자자들이 유입된 정황을 포착하지는 못했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외국인의 매수 열기가 식지 않을 것으로 기대해도 될 것인지 여부다. 외국인이 머니 게임으로 끌어올리는 종목에 따라붙는 것이 안전한 것인가가 운용자들의 고민거리다. 주가 상승을 보고 앉아 있자니 속이 타고 지금 와서 사자니 불안하기 때문.

외국인이 언제까지, 얼마나 더 살 것인지 정확하게 점치기는 힘들지만 추격 매수는 위험하다는 것이 대부분 애널리스트의 의견이다.

장득수 상무도 "2조원이 넘는 외국인의 매수 공세에 증시가 일순간 강세로 돌아섰다"며 "외국인 매수와 관련해 캘퍼스가 매수에 나섰다는 설도 있고 원화 강세에 베팅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강현철 연구위원은 "증시 격언 중 하나가 외국인에 맞서지 말라는 것"이라며 "외국인 매수를 믿고 이들의 선호 종목을 사들이는 것은 바람직한 전략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유입되는 외국인 자금이 단기 자금일 경우 지수 1400선 위에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올 수 있다"며 "이 때 기관이 매물을 높은 가격에 받아줄 것인지 여부도 불투명하다"고 설명했다.

성진경 대신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같은 의견을 내놓았다. 성진경 애널리스트는 "달러 약세와 국내 경기 회복을 확인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뒤늦게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이지만 1400선 위에서 공격적인 매수가 이어질 것으로 확신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FOMC 기대 걸어도 될까

이날 새벽 열리는 FOMC는 미국을 포함한 세계 증시와 외국인 투자자들의 동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지 않다는 판단과 금리인상이 예상대로 조기에 마무리될 것이라는 시사하는 발언이 나와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강현철 연구위원은 "외환시장은 이미 금리인상의 종결과 이에 따른 원화 강세 전망을 선반영하고 있다"며 "이날 금리 인상은 확실시되고 한 차례 정도 인상으로 마무리할 것을 시장은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FOMC가 시장이 기대하는 대로 금리 인상을 멈춰줄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오히려 금리 인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한 외국계 증권사 리서치 센터장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고통을 느낄 때까지 금리를 올릴 수도 있다"며 "금리 인상의 배경은 인플레이션이 아닌 다른데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택시장 과열과 이에 따른 소비 활성화와 경기 붐을 가져왔고, 이는 쌍둥이 적자의 원인이 됐다"며 "이같은 경기붐의 순환이 언제까지 지속되기는 어렵고, 지금이 FRB가 행동에 나설 적기"라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의장직을 떠나는 앨런 그린스펀이나 새롭게 의장직에 오르는 벤 버냉키가 시장이 원하는 멘트를 해줄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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